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송 Dec 20. 2021

이명치료에 대한 작은 희망을 말하는 의사

김혜연 이희창, <이명이 사라지는 순간> 독후감

 이명의 원인은 제대로 밝혀져 있지 않다. 때문에 치료법도 정해진 것이 없다. 이명 환자들은 대부분 혈액순환제를 처방받을 뿐, 다른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저자는 무엇이 다르기에 이렇게 책을 쓰게 되었을까? 그 내용을 살펴본다.


 객관적 이명은 악관절 문제 등을 인해 생기므로 오히려 접근이 쉽다. 악관절의 불균형을 해결해주고 귀 주변의 혈액순환을 좋게 해 주면 호전된다.

 하지만 주관적 이명은 난이도가 극악으로 변한다. 일단 객관적으로 이명이 들린다는 증명 자체가 어렵고, 원인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언제부터 이명이 들리셨어요? 언제 심해지세요? 이런 질문을 통해 조금씩 유추해나갈 뿐이다.

 의사인 저자는 이명 환자가 이명 말고 다른 문제를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의 대사성 질환을 가진 환자가 많았다. 그래서 그는 이런 결론을 내리게 된다.


 이명은 그냥 단독으로 생기는 증상이 아니고, 종합 건강 상태를 나타내는 지표(바로미터)다.


 그 후 저자는 스스로의 깨달음에 기반해 이명에 대해 기능의학적으로 접근하게 된다. 기능의학은 요 몇 년 사이 대두된 의학으로 인체의 기능을 종합적으로 살펴 대처한다. 예를 들어 만성 피로 환자가 오면 단순히 비타민D를 주사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부신, 갑상선 등 피로에 영향을 주는 장기들의 기능을 모두 살펴서 적합한 처방을 내리는 것이다. 현상을 단순히 하나의 원인에서 찾지 않고 몸 전체의 건강을 살핀다는 점에서 기능의학은 한의학과 통하는 면이 있다.

 

 다시 이명으로 돌아가서, 저자가 정리한 이명의 원인은 다섯 가지 측면에서 살피게 된다.

 염증, 호르몬 불균형, 뇌 기능 불균형, 당 독소와 산화 독소, 대사기능 이상이다.

 환자는 이 다섯 가지 측면을 검사하는 설문지를 작성하고, 의사는 설문지를 바탕으로 환자의 건강 상태를 면밀하게 체크한다. 예를 들어 이명 환자 A는 염증 수치가 높다면 항염증 위주로 치료하고, 이명 환자 B는 호르몬 불균형이 있다면 호르몬의 균형을 맞춰주는 것을 위주로 치료하게 된다. 결국 전반적인 건강을 향상해 이명을 잡겠다는 방식이기 때문에 환자 입장에서는 최선의 접근법이라고도 할 수 있다.

 딱 이명에만 적용되는 놀라운 치료법을 기대하고 이 책을 읽으면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전반적인 건강 관리의 측면에서는 사실 기능의학이 객관적이고 효율적인 접근법을 가진 게 사실이다. 그러니 읽어서 손해 볼 일은 없는 책이라고 해야겠다.


 이 책에서 정말 크게 공감한 문장이 있다.

     많은 환자들이 간과하는 것은 영양제를 먹거나 주사를 맞는 등의 좋은 것을 하는 것보다 나쁜 것을 하지 않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이다.


 좋은 것을 하는 것보다 나쁜 것을 하지 않는 것. 그것이 정말 건강에 중요하다. 한의사로서 다양한 증상을 가진 환자들을 보며 답답한 것도 이런 것이다.

 무릎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머리도 맑지 않고 잠도 잘 못 자고 소화도 잘 안 되고 고혈압에 당뇨까지 낀, 그야말로 걸어 다니는 병원이라 불러야 될 중년/노년의 환자가 정말 많다. 그 사람들은 TV에서 좋다고 하니 글루코사민, 오메가 3, 칡, 흑염소 온갖 것을 먹고 거기다 혈압약, 당뇨약, 고지혈증약의 3종 세트를 곁들이고, 걷는 게 좋다고 하니 하루 2시간씩 힘겹게 걸어 다닌다. 하지만 사실 무언가를 더해서 건강에 좋은 경우는 '꼭 필요한 약'뿐이고, 대부분의 경우에는 나쁜 것을 피하는 것이 훨씬 좋다. 무리해서 일을 하지 말고, 과격한 운동을 하지 말고, 괜히 밤늦게 자지 말고, 술 담배 하지 말고, 화내지 말고, 삼시세끼 일정하게 챙겨 먹으면 된다. 그런데 생활을 엉망으로 하면서 몸에 좋다는 것을 아무리 먹어봐야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밖에 더 되겠는가.


 아무튼 저자는 이명에 대해서 고민도 많이 해 보고 경험도 많이 가진 듯하다. 다만 항염증 식이법이라든지 하는 것들은 일반적으로는 조금 따라 하기 버거운 면도 있다. 솔직히 말해 책을 다 읽고 나면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저자가 권하는 대로 청정수양하는 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으면 애초에 아프지도 않았지!

 물론 모든 인간이 욕망을 배제하고 청정 수양하듯 살아가는 것은 불가능하고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자기 몸이 아프다면 못할 일이 뭐가 있을까? 지금부터는 삶을 바꾸겠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겠다는 각오를 다지기 위해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인생을 제멋대로 살아도 괜찮은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