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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송 Mar 11. 2016

중고자전거 똑소리나게 사는 법!

중고자전거 구입시 이것을 살펴보자!

아직은 날이 춥지만 봄날이 다가오면서 자전거 타 볼까 생각하는 분들이 많으실 거 같아요. 새 걸 바로 사는 분도 있겠지만 금전적인 문제나 가성비로 인해 중고를 고려하는 분도 있을 텐데요, 자전거를 중고로 살 때 어떤 부분을 살펴보면 좋을지 알려드리겠습니다.

시세 알기 / 판매글에서 읽어야 할 정보 / 판매글 보관하기 / 현장에서 확인하기 순서로 진행합니다.


1. 시세 알기

중고를 사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이 자전거의 적정 중고가가 얼마인지를 아는 것이죠. 시세를 아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기존에 올라온 글을 검색해서 매물들을 비교해 보는 거죠. 자전거 중고거래가 활발한 사이트는 중고나라, 도싸, 바이크셀 등이 있습니다. 도싸는 로드자전거 매물이 많고 바이크셀은 MTB 매물이 많아요.

중고나라에 사고 싶은 모델을 검색하면 이렇게 많은 글이 뜨는 걸 볼 수 있는데요, 하나하나 눌러서 얼마 정도의 시세가 형성되어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가격이 크게 차이가 날 때는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가 이 모델은 얼마, 저 모델은 얼마라고 알려드리면 좋겠지만 중고시세는 정해진 게 없고 시간에 따라 유동적(특히 겨울에는 저렴해지고 봄이 되면 다시 비싸집니다)이기 때문에 알려드릴 수가 없어요.


2. 판매글에서 읽어야 할 정보(차대번호 / 외관 사진 / 순정 이외 추가된 부품 및 용품 / 주행거리 / 하자 여부)

적당한 가격에 올라온 매물을 발견했다면 이제 내용을 살펴봐야겠죠. 제일 먼저 봐야 하는 건 차대번호입니다. 자전거 프레임에는 생산 고유번호가 붙어있는데요, 이를 차대번호라고 해요. 이 차대번호를 왜 봐야할까요? 바로 도난자전거인지 알 수 있는 중요한 정보이기 때문입니다. 기억해두세요, 차대번호 구글 검색!

중고나라에서도 자전거 거래시 차대번호 기재를 의무로 권하고 있다

차대번호가 적혀있지 않고 "문자 주시면 알려드립니다"하는 식으로 숨기는 판매자는 반드시 의심해보세요. 도난자전거일 확률이 높습니다. 도난자전거라도 그냥 사면 되지 않냐고요?

도난신고된 자전거를 (도둑에게서) 2차구입할 경우, 경찰이 자전거를 돌려주라고 명령할 경우에 거절할 수 없습니다. 절도품임을 확인하지 않고 살 경우 내 물건임을 주장할 수 없으므로 도난자전거는 절대 사지마세요! 그런 유혹 노노!


차대번호를 확인했다면 이제 외관을 살펴봅시다. 판매자에 따라 매우 다르지만 어떤 사람은 사진을 엄청 꼼꼼하게 많이 올리고 어떤 사람은 한두장 올리고 맙니다. 어떤 사람이 더 신뢰가 갈까요? 당연히 사진을 많이 올린 쪽이죠. 종종 어르신들이 인터넷을 잘 못하거나 사진 올리기 귀찮아서 사진을 안 올리는 경우도 있지만, 사진을 많이 볼 수 있는 쪽이 정보 취득에 유리한 건 사실입니다.

외관은 큰 흠집이 없는지, 판매자가 적은 정보와 다른 점은 없는지(예를 들면 안장이 순정이라고 했는데 다른 게 끼워져 있다거나) 확인하면 됩니다. 그리고 외관은 최종적으로 현장에서 다시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아주 자세하게 볼 필요는 없어요.


그 다음 추가적인 부품과 용품 변경이 있는지 보세요. 로드자전거는 기본적으로 페달이 없기 때문에 좋은 페달이 끼워져 있다면 가격이 조금 올라갈 수도 있습니다. 혹은 휠이 가격에 큰 영향을 주기도 하는데요, 비싼 휠셋은 수백만원씩 하기 때문이에요. 판매자가 순정 상태라고 한다면 새 상품 가격에서 얼마쯤 할인된 가격으로 살 수 있겠거니 생각하시면 되고, 추가적인 부품이 있다면 그 부품의 가격도 고려를 해야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글에서 확인할 것은 주행거리와 하자 여부입니다. 주행거리는 엄청 다양한데요, 제 주관적인 의견입니다만 주행거리 300km 이하는 거의 새 제품에 가깝다고 보면 되고 주행거리 3000km 이하는 보통, 그 이상은 좀 많이 탄 걸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종종 주행거리 10,000km 이상의 후덜덜한 제품이 나오기도 하는데 이런 제품은 본인이 자전거 초보라면 절대 사지 마세요. 프레임의 피로 누적 여부를 알 수가 없습니다.

하자 여부는 양심 있는 판매자라면 거의 다 적어 놓는 편입니다. "안장 밑에 큰 기스 있습니다" "바테잎이 찢어져서 교체하셔야 될 겁니다" 이런 식으로요. 하지만 가끔 안 적어 놓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결국 현장에서 잘 확인해야 됩니다.


3. 판매글 보관하기

이 부분은 얼마 안 되는 내용인데 굳이 따로 번호를 붙인 이유가, 중고거래에서 상당히 중요하기 때문이에요.

철수가 중고 자전거 매물을 보고 사러 갔습니다. 근데 뭔가 미묘하게 다른 것 같아요. 하지만 판매자가 보여준 글과 매물이 정확히 일치합니다. 결국 찜찜하지만 사서 돌아와요. 그러나 나중에 침대에 누워서 생각납니다. "아 분명 휠셋이 이게 아니었는데!"

이런 경우가 중고거래시 종종 생깁니다. 판매자가 글을 수정한 채로 거래를 시도하는 거죠(물론 사기행각입니다). 그러나 중고거래는 사후 처리가 굉장히 힘들기 때문에 구매 후 후회하지 말고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그러니 중고 판매글은 PDF로 보관을 해 두세요. 이미지 파일로 캡쳐를 해 두셔도 됩니다. 중요한 건 '보관'하는 겁니다.


4. 현장에서 확인하기

자, 이제 끝이 보입니다. 모든 걸 확인하고 중고 거래 현장에 도착했어요. 그러나 글 내용이 상세하고 사진도 많이 올라와있고 차대번호 적혀있다고 덜컥 그 자리에서 돈 주고 자전거 받아오시면 안됩니다. 나의 안전과 관계된 물건이니만큼 꼼꼼하게 확인을 하셔야 해요. 구매자의 당연한 권리니까 '물건 막 만진다고 판매자가 화내면 어떡하지?' 이런 고민 절대 하지 마세요. 찜찜하면 안 사는 게 상책입니다. 세상에 중고는 많으니까요!

확인할 부분은 제일 먼저 글과의 일치 여부겠죠. 설명과 달리 더 큰 기스가 숨어 있지는 않은지, 체인이 녹슬진 않았는지, 튜브에 바람이 빠지진 않았는지, 브레이크를 잡고 흔들었을 때 자전거가 밀리지는 않는지 모든 걸 확인하세요. 하나씩 정리해 달라고요? 좋습니다. 잘 읽어보세요.

<자전거 중고거래시 현장에서 확인하는 순서>

1) 흠집이 얼마나 있는지, 판매글과 다르진 않은지 외관을 확인한다(카본프레임의 경우, 기스 하나가 프레임 파손을 불러오는 크랙일 수도 있기 때문에 더욱 자세히 살펴야 한다).

2) 앞, 뒤 브레이크를 확인한다(브레이크를 잡고 앞, 뒤로 밀어보면서 밀리는지 본다).

3) 자전거를 뒤집어 세운 다음, 기어를 변경하면서 페달을 돌려본다(탈 수 있다면 타면서 변속 여부를 확인하는 게 가장 좋다. 뒤집혀 있을 때는 체중이 안 실리기 때문에 변속이 더 잘 되기 때문이다). 이 때 레버를 한 칸 움직일 때마다 기어가 하나씩 딱딱 바뀌는 게 가장 좋은 상태다.

4) 핸들바와 안장이 돌아가거나 흔들리지 않는지 확인한다.

5) 순정 부품을 그대로 쓰고 있는지, 변경 사항을 확인한다(바테잎, 안장, 타이어 등)

6) 연식, 차대번호를 확인한다(종종 거짓차대번호를 기재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7) 정말 드문 경우지만 중국산 가짜 프레임이 아닌지 확인한다(중국 쇼핑몰에서 도색하지 않은 프레임에 유명브랜드의 색깔을 입혀 판매하고 있다. 피나렐로, LOOK 등 고가 브랜드의 도색을 해 주며 이것을 속칭 '대륙봉'이라고 하는데, 초보자는 구별하기 힘드니 유의해야 한다).


어떤가요, 생각보다 복잡한가요 간단한가요? 저 같은 경우에는 처음에 중고 구입을 고려했으나 적정 시세를 알기가 어렵고 현장에서 무엇을 어떻게 확인해야할지 자신이 없어서 그냥 이월 상품을 새 걸로 구입하고 말았습니다. 차라리 그 편이 마음이 더 편하니까요. 지금은 자전거를 탄 지 좀 되어서 어느 정도 살필 줄 알지만, 초보분들은 새 걸 사는 게 낫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이 글이 중고자전거 구입을 고려하는 분들께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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