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송 Jun 03. 2022

이번 면접도 안 될 것 같다

 폐업 후 5월에 한 번 면접을 보고, 오늘은 두 번째 면접이 있었다. 경기도 안양에서였는데 이번에 면접을 본 곳은 서울에 하나의 지점이 있고 새로 안양에 문을 여는 거라 2호점 같은 거였다. 규모가 있기 때문에 좀 더 기대를 하고 일찍 준비를 해서 면접 보기 15분 전에 카페에 도착했다.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가긴 하지만 사실 구직자 입장에서 면접에서 가장 중요한 건 연봉을 확인하는 일이다. 나는 주 40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얼마를 기본급으로 받으면 좋겠다 생각하고 갔고, 충분히 고민한 끝에 생각한 급여이기에 그대로 말했다. 이때 구인자의 얼굴을 보면 알 수 있다. 

 '아, 이번에도 협상 결렬이군!'


 이번 구인자는 전문의가 아닌 일반의에 대해 N만원을 기준 급여로 책정했고, 경력에 따라 차등을 두진 않겠다고 말했다. 물론 그건 사람 구하는 입장에서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 일이다. 2월에 갓 졸업한 한의사와 공중보건의 3년+한의원 1년+한방병원 2년의 경력자에게 같은 기준 급여를 책정할 수도 있다. 단지 나는 그게 못마땅하고 섭섭하다. 경력자에겐 당연히 플러스알파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단호하게 정해둔 급여였다면 차라리 면접 보러 오지 말 것을!


 사실 구인자도 구직자도 저마다의 셈법이 따로 있다. 아마 구인자는 안양에서 N만원의 기준 급여를 책정하면 경력자를 쉽게 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을 거고, 그래서 굳이 나에게 더 많은 급여를 제시하지 않은 것이다. 반대로 나는 이 정도 급여를 주는 곳은 여기뿐 아니라 다른 곳도 많기 때문에 굳이 차로 30분을 운전해서 가야 하는 곳을 택할 이유는 없다. 


 자리에서 일어나기 전, 대표원장님이 말씀하셨다.

 "다음 주까지 면접자들을 모두 만나보고 연락드리겠지만, 혹시 그 전에라도 원장님께서 마음이 변하거나 하시면 먼저 연락 주셔도 괜찮습니다."

 이건 아무래도 서로 원하는 급여 수준이 확연히 다르니 각자 갈 길 가자는 말로 이해하는 게 맞겠다. 이렇게 두 번째 면접도 15분 만에 끝났다. 다음은 어딜까? 과연 올해 언제쯤 새 직장을 찾게 될는지 아직까진 취업의 과정을 즐겨보고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끝나지 않는 나이롱 환자와 보험사의 싸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