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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송 Nov 25. 2022

파킨슨병에 관한 책 두 권

<안녕, 파킨슨> <박주홍의 파킨슨병 이야기>

 난치질환에 대해 공부하며 읽어본 파킨슨병에 관한 책 두 권입니다.

1. 박주홍의 파킨슨병 이야기 : 치매와 파킨슨병에 관한 치료를 전문으로 표방하고 있는 박주홍 한의사가 쓴 책입니다. 주로 파킨슨병 환자의 생활관리에 대한 내용이 많습니다.

2. 안녕, 파킨슨 : 젊은 나이에 파킨슨병을 진단받은 환자가 직접 쓴 책입니다. 환자 입장에서 파킨슨병이 어떻게 다가오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박주홍 한의사는 치매와 파킨슨병에 대해 공부해 왔고, <파킨슨병 이야기>는 2020년에 출간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킨슨병의 원인에 대해서는 '불명'이라고 합니다. 중뇌의 흑색질이 손상되어 도파민이 부족해진다는 것은 알지만, 왜 특정 사람에게서는 늙기 전에 흑색질 손상이 나타나는지 이유를 모르는 것이죠.

 그러나 대부분 몸을 망치는 것은 과로, 수면부족, 과도한 음주, 흡연, 스트레스 등임을 생각한다면 흑색질이 손상되는 원인도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됩니다.


 <안녕, 파킨슨>은 환자가 쓴 책이라서 환자 입장에서 좀 더 병을 생각해 볼 수 있었는데요, 특히 진단과정에서 환자가 고생하는 부분이 굉장히 구체적이라 잘 와닿았습니다. 요약을 해보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 만나는 의사마다 (번호)로 표시.

2001년 왼손 약지 무력감

왼쪽 다리의 절뚝거림 발생

P시 종합병원 정형외과(1) 방문

X-ray -> 이상 없음

CT 촬영 권유 -> 이상은 없으나 약 처방해줌

2주 치 약 먹었으나 효과 없음

컴플레인 하자 신경과(2)로 전과

두부 MRI 권유 -> 뇌에 이상이 없다는 결론

다시 정형외과로 가서 정밀검사 받으라고 함

타 병원 종합병원 정형외과(3) 방문

X-ray -> 디스크 수술 권유

거절하자 3일 치 약 처방 -> 허리 통증은 사라짐

다리를 망치로 쳐본 후 신경과(4)로 전과

근전도 검사 시행 -> 이상 없음

핵의학검사 시행 -> '모르겠다'라고 함


진단조차 받지 못한 채 2003년이 됨

장애인 안마시술소 방문 -> 효과 못 봄

재활의학과(5) 방문 -> 서울로 갈 것을 권유

서울 재활의학과 J 교수(6)

이학적 검진 -> 이상 없음

신경과 H교수(7)에게 갈 것을 권유 -> 본인의 분야가 아니라고 신경과 S교수(8)에게 보냄

드디어 S교수가 "파킨슨병입니다"라고 진단 내림


 결국 2년 가까운 시간에 걸쳐 8명이나 되는 의사를 만난 뒤에야 파킨슨병을 진단받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예약을 하고, 멀리 이동하고, 휴가나 유류비나 숙박비를 소모하고, 매번 다른 검사를 시행하고, 또 하는 환자의 고통이 어떠했을지, 그간 환자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불편에 대해 다시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한방병원을 하던 중에 파킨슨병 환자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분은 서동증이나 강직이 심하게 나타나지 않아서 겉으로 보기에는 정상인과 별반 다르지 않아서 파킨슨병이 얼마나 불편한 것인지 잘 모르고 살아온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분도 한 주먹씩 되는 약을 먹고, 약효 소실 시간을 면밀히 계산하고, 어쩌다 길 위에서 강직이 올 때면 몇 분씩 멈춰서 진땀을 흘리셨을지도 모르겠네요.


 한의계에도 파킨슨병을 진료하는 한의사분들이 몇 분 계신 걸로 알고 있고, 대학병원에서는 경희대학교 박성욱 교수님이 이쪽으로 10년 이상 연구를 했다고 합니다. 

 <파킨슨병 치료 보조요법으로서 침과 봉독약침 결합치료의 유효성(Efficacy of combined treatment with acupuncture and bee venom acupuncture as an adjunctive treatment for Parkinson’s disease)>라는 논문도 게재하신 적이 있다고 하니 혹시 궁금하신 분들은 읽어보셔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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