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모리 가즈오, <사장의 그릇>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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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다섯 번째 책은 이나모리 가즈오의 <사장의 그릇>입니다. 이 책의 내용은 한마디로 '사장학'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장이란 어떤 존재여야 할까요? 여러분의 사장님은 어떤 사람인가요? 좋은 사람인가요, 나쁜 사람인가요? 나쁘다면 어떤 점에서 나쁜 사장이라고 하시는 건가요? 좋은 사장은 어떤 면이 좋은 건가요? 급여를 많이 주면 좋은 사장일까요? 이나모리 가즈오는 이렇게 말합니다.
리더는 우선 무엇을 위해 회사가 존재하는지, 또 그것을 위해 어떤 가치관이 필요한지를 명확하게 하고, 이를 직원에게 보이고 공유해야 합니다.
가장 앞서서 무엇을 위해 회사가 존재하는지 즉, '회사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보시네요. 애플은 가장 아름다운 휴대폰과 노트북을 만들기 위해, 아마존은 저렴하고 좋은 상품을 미국에서 누구보다 빠르게 공급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존재 이유가 분명한 회사들은 자기 목표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존재 이유가 없는 회사와 비교할 수 없는 성장세를 보이겠죠.
또 어떤 가치관이 필요한지도 명확해야 한다고 물어봅니다. 예를 들어, 애플에서 '근검절약'이라는 가치관은 중요한 것일까요? 아마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그보다 '창의성'이 훨씬 높은 점수를 받는 가치관이 되겠지요. 이러한 가치관의 우선순위 또한 리더가 정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회사의 존재 이유와 가치관은 사장 혼자만 알아서는 안 됩니다. 모든 직원이 공유해야 하나의 목표를 향해 동일한 가치관을 가지고 전진할 수 있겠지요. 회사의 영업 이익을 높이기 위해 근검절약을 우선순위에 두고 사장이 아반떼를 타고 다니는데 다른 임원이 회삿돈으로 리무진을 빌려서 타고 다니는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되겠습니다. 모든 사람이 일심동체가 될 수 있도록, 사장은 회사의 존재 이유와 가치관을 항상 전파하고 다녀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 일들이 마냥 쉽지만은 않습니다. 회사의 존재 이유에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고, 사장이 잘못된 가치관 우선순위를 세울 수도 있지요. 또한 직원에게 전파하는 과정이 쉬운 것도 아닙니다. 어느 날 갑자기 우리 사장님이 와서 "이제부터 우리 과일가게는 경기도에서 매출 1위를 달성하는 걸 목표로 하겠어. 그러니 많이 많이 팔아주길 바라!"라고 한다면 공감하기도 어렵고 내가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혹은 나에게 어떤 이득이 생기는지) 이해하기 어렵겠지요.
이 책이 좋은 점은 다양한 상황에 있는 실제 사장들이 궁금해하는 점을 모아 저자인 이나모리 가즈오에게 대신 물어봐준다는 것입니다.
제 기억에 남는 질문들은 이런 것들이 있네요.
제가 어린 나이에 사장을 해보기도 했었고, 또한 저희 병원에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한 직원은 간호사(그리고 간호조무사)였는데 공사장에서 일하는 일용직만큼은 아니지만 3D에 가깝기로 유명한 직업이죠. 그래서 당시 나이 많은 부장들과 어떻게 협업해야 하며, 항상 피로에 찌들어있는 간호사들을 어떻게 대하면 좋을지 고민을 많이 했었습니다. 위의 두 개 질문에 대한 이나모리 가즈오의 답변에 밑줄을 치며 읽었는데, 이러한 답변을 그 당시 알았더라도 실제로 적용하고 상황을 개선시키는 건 쉽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아직은 다시 창업할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일본의 사장들에게 어떠한 고충이 있고 그에 대해 이나모리 가즈오는 어떠한 계책을 내주는가, 그것을 알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