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순을 넘긴 아주머니 한 분이 진료실에 오셨습니다. 다리를 쭉 펴고 싶어도 오금이 당겨 무릎이 펴지지 않는다고 호소하셨습니다. 오래 앉아 있다가 일어날 때마다, 계단을 오를 때마다 불편이 심해져 어느새 걸음걸이마저 부자연스러워졌습니다.
더 마음 아팠던 건, 아주머니가 들려주신 이야기였습니다.
“원장님, 제가 다리를 절고 걷으니까 남편이 창피하다고… 멀리 떨어져서 걸으라고 하더라고요.”
그 말씀을 하실 때, 오랜 상처가 묻어나는 듯 표정이 어두워졌습니다. 다리의 불편함이 단순히 몸의 문제가 아니라, 관계와 마음까지 움츠러들게 만든 것이지요.
진찰해 보니 오금근의 긴장이 심해 다리를 잡아당기고 있었습니다. 저는 약침과 침 치료를 병행하면서, 근육을 풀어내는 운동치료를 함께 지도했습니다. 처음에는 다리를 펴려 해도 통증 때문에 금세 멈추셨지만, 서서히 범위를 조금씩 넓혀가며 반복하자 하루하루 달라졌습니다.
몇 주가 지나자 아주머니는 환한 얼굴로 말씀하셨습니다.
“원장님, 안 펴지던 다리가 쭉 펴졌어요!”
그동안 불편했던 무릎 뒤가 부드러워지고, 오랫동안 움츠러들었던 걸음이 다시 활기를 되찾은 순간이었습니다.
사실 이 사례는 한 번의 특별한 경험이 아니었습니다. 같은 연령대에서 오금근의 과긴장으로 무릎이 펴이지 않아 불편을 겪던 분이 두 분 더 있었습니다. 모두 치료와 운동을 병행하면서 눈에 띄는 호전을 보였고, “다리가 다시 펴진다”는 놀라움과 함께 삶의 자신감을 되찾으셨습니다.
저는 이 경험들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노화로 굳어진 것처럼 보이는 몸도, 올바른 자극과 꾸준한 훈련을 더하면 다시금 펴지고, 다시금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요. 다리가 쭉 펴지는 그 단순한 변화 하나가, 사실은 삶 전체를 다시 활짝 열어 주는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