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를 내려놓는 일은, 꿈을 버리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꿈의 모양을 바꾸는 일에 가까웠습니다.
현장은 늘 뜨거웠고, 저는 그 뜨거움을 사랑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화면에 담기는 웃음보다
사람의 표정 뒤에 있는 마음이 더 크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 장면을 어떻게 더 재미있게 찍을까”보다,
“이 사람은 왜 지금 웃고 있을까”를 먼저 생각하게 됐습니다.
결정은 하루아침에 오지 않았습니다.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새벽길, 혼자 묻고 또 물었습니다.
“나는 앞으로 무엇으로 살아갈까.”
그 질문이 쌓이고 쌓여, 결국 제 손에서 카메라가 천천히 내려왔습니다.
무섭지 않았다면 거짓말입니다.
하지만 더 무서웠던 건, 익숙함 속에서 내가 점점 무뎌질까 봐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낯선 무대에 제 발을 올려놓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