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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시형박사 Dec 12. 2018

아이들이 점점 나약해지는 이유

휴학을, 또는 휴직을 해야겠으니 진단서를 끊어 달라는 것이다. 아니 왜?

『다음 칼럼은 90년대~ 00년대 이시형 박사가 젊은이들에게 보냈던 이야기입니다. 약 20년의 시간이 지나고, 그때의 젊은이들은 4-50대의 중년이 되었고, 이제 다시 새로운 20대의 젊은이들이 이 사회를 이끌어 나가려고 합니다.  지난 이야기를 읽으며, 그때에 비해 지금은 우리 사회는 얼마나 발전했는지,    어떠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였는지,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



휴학을, 또는 휴직을 해야겠으니 진단서를 끊어 달라는 것이다. 아니 왜? 학교가 너무 멀어서, 영어 선생님이 싫어서, 몸 컨디션이 안 좋아서, 또는 직장이 재미가 없어서, 상사 잔소리가 심해서.... 그래서 좀 쉬어보겠다는 것이다. 그냥 해보는 소리가 아니다, 농담이 아니다. 진짜 휴학을, 휴직을 해야겠다는 거다. 그만한 일에? 이건 정말이지 말도 안 되는 소리가 아니냐, 정말. 난처해지는 건 이런 이유로 진단서를 끊어야 하는 의사다. 그렇다고 학교가 멀어서, 재미가 없어서 휴학하려 한다고 진단서를 쓸 수는 없고... 그냥 다니라고 설득을 해보지만 막무가내다. 뭐라고 병명을 붙여야 하나? 억지로 끌어대면, 비슷한 게 신경쇠약증이다. 나약하기 때문이다. 요즘 젊은이들에게 이런 나약 증후군이 만연되어 있다. 진단서도 제출하지 않고 아예 등교를 거부하는 학생도 적지 않다. 참으로 하찮은 이유들이다. 그만한 일로? 하긴 일도 아니다. 하지만 본인은 심각하다. 춥다고 안 가고 덥다고 못 간다. 미열이 난다고, 손가락이 좀 다쳤다고 학교보다 병원을 찾는 젊은이, 보고 있노라면 한심하기 그지없다. 솔직히 화가 치민다. 저 아이가 자라 무엇이 될지 걱정이다. 무슨 일이고 해낼 것 같지 않다. 작은 스트레스도 견뎌내지 못하고 무너진다. 참고 버티는 힘이 없다. 바람만 불어도 쓰러질 판이다. 

누가, 무엇이 우리 아이들을 이렇게 나약하게 만들었을까? 답은 간단하다. 웬만한 부모들은 다 알고 있다. 너무 곱게 귀하게 키웠기 때문이다. 고생이라고는 해보지 않고 자랐기 때문이다. 이렇게 키워서는 안 되는데... 조금이라도 생각이 있는 부모라면 걱정도 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렇게 키우고 있다. 안쓰러워 시킬 수가 없기 때문이다. 참으로 딱한 부모다. 


 나약한 아이는 잘 사는 나라의 공통적인 고민이다. 윤택한 환경이 자칫 아이를 나약하게 만든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해서 아이들을 어릴 적부터 야외 캠프에 보내고 여행도 혼자 보낸다. 있다고 다 해주지 않는다. 자가용으로 아이를 학교까지 모시지도 않는다. 이웃 일본에서는 추운 겨울에도 반바지 차림으로 학교에 보낸다. 지하철에서도 세 정거장 이내는 앉지도 못하게 교육을 시키고 있다. 강하게 키워야겠다는 부모의 따뜻한 배려에서다. 미래 사회는 예측 불허의 시대다. 어떤 난관이 닥칠지 모른다. 언젠가 지구 상에 석유가 바닥이 난다. 식량, 공해, 전쟁...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신체도, 정신도 건강해야 한다. 튼튼해야 한다. 어떤 난관도 헤쳐 나갈 수 있는 자신감을 길러야 한다. 그게 가장 중요한 교육이요, 부모가 물려줄 수 있는 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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