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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루코 Mar 02. 2022

잡다한 기록 35

/ 5주 차도 끝났다.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오늘은 꿈에서 그 글을 쓰는 꿈을 꾸었다. 아무래도 압박이 있는 모양이지! 그래서 오늘 아침엔 혹시 내가 무엇을 가장 두려워하고 있는지, 어디에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지 생각해보았다. 힘이 들어가면 촌스러워지니까 힘을 빼려고 노력하자고 또 힘을 주고 있었다. 잘하고 싶었고 실망시키기 싫었고. 그런데 이러한 나의 욕구가 나를 더 좋은 길, 나은 길로 이끌 거라고 생각했다. 그냥 더 솔직하고 내밀한 이야기를 온전히 담아내야지 싶었다.


/ 어제부터 채소 일기를 시작했는데 오늘은 밀가루를 많이 먹었다. 그런데 너무 맛있어서 지금도 자꾸 생각이 난다. 세상에 맛있는 건 왜 이렇게 많은 거지? 나는 먹는 게... 사실 이 세상에서 제일 좋다. 맛있는 거 왜 이렇게 많지? 깻잎이 샥샥 씹히는 죽이 너무너무너무너무 맛있었다.


/ 요즘 하고 있는 게 너무 많아서 이 것 저 것 산만해지는 기분도 든다. 하지만 남에게 피해 주는 일도 아니고 다 스스로와의 약속인데 스트레스받을 일이 뭐 있나 싶다. 그게 뭐가 됐든 그냥 하면 되는 거지. 그래서 이 글도 이렇게..... 의식의 흐름으로 써 내려가고 있다. 


/ 사실 요즘 이미지 스크랩북을 하고 있는데 아이패드에 모으느냐 노트를 만들어 모을까 고민하는 데만도 오래 걸렸다. 사실 마음에 드는 건 노트인데, 아이패드로 캡처를 떠서 굿 노트에 모으는 방식이 어쨌든 훨씬 편리하니까 그렇게 하기로 했다. 그렇게 하고 있으면서도 노트에 하고 싶어서 어딘가 마음이 불편하다. 대체 왜 이렇게까지 강박적으로 아날로그 형식을 고수하고 싶은지?라고 돌이키면 직접 내 피부로 만져지지 않는 것을 불안해하는 것 같다. 종이의 질감을 느끼고 책장을 넘기고 그걸 모으고 붙이는 과정 자체가 나에게 너무 큰 의미가 있는데, 그것이 생략되어버리고 그 자리에 들어온 편리함이 내게는 영 불편하다. 자꾸 무언가를 배반하는 기분이 드는데, 내일 아침엔 이거에 대해 생각해 봐야겠다. 단순한 강박인지, 아니면 내가 놓치고 있는 지점이 있는 건지. 


/ 아 글이라는 게 이래서 좋구나 싶기도 하다. 의식의 흐름대로 써 내려가다 보면, 저 깊숙이 숨어 있던 무언가가 보일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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