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마음으로 사랑을 보태주자 우리

잡지 어라운드, 수수의 인터뷰

by 세루코

가끔 길을 걷다가 무척 눈에 띄는, 내 마음을 건드려주는 나무들을 종종 만난다. 그럴 때면 난 무작정 나무와 닿고싶어져-

포옥 껴안고 싶은데 가끔은 사람들의 시선이 신경 쓰여 조용히 손만 대거나, 아니면 깊-은 시선으로 쳐다만 본다. 그리고 때때로 나의 진정한 희망대로, 그 희망만큼 나무를 껴안는다.


이런 날 신기해하는 누군가들을 겪으며 내가 혹 조금 특이한 건가 싶었지만, 이런들 어떻고 저런들 어떠리. 그냥, 나무에게도 주파수가 있다면, 그 주파수가 나와 통하는 걸지도 모르지, 아니면 그 주파수에 내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지.

그러다 오늘! 나처럼 나무를 바라보는 사람(수수)을 만났다. 한 잡지에 실린 인터뷰 기사에서. (어라운드잡지)


나무를 포옥 안으며 그 나무에 기대고 있는 사람.

‘어? 이 사람 나와 비슷한 사람이야!’

사진만 보고도 알 수 있었다.

이 사람은 나와 같은 시선으로 나무를 바라보는 사람이구나.


그녀는 나무를 두고 이렇게 표현했다.


꼭 끌어안고 싶어 지는 나무를 만날 때면 조용히 다가가 눈을 감고 꼭 안아줍니다. 그럼 나무의 다정한 에너지가 몸 안으로 스며드는 게 느껴져요.


지구 상에 나 말고, 꼭 끌어안고 싶어 지는 나무가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내게 꽤나 반가운 일이었다. 과연 그녀의 인터뷰를 읽어보니 나와 삶을 바라보는 시각 또한 많이도 닮아 있었다.

그녀는 내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했던 삶을 살아나가고 있는 사람이었고, 난 오늘 그 사람의 일상을 엿보며 내 삶에 꿈 하나를 더 보태볼 수 있게 되었다.


그것은 어쩌면 단순히 상칼파(인생에서 이루고 싶은 꿈)가 있는 삶. 그리고 그 방향으로 흘러가는 삶.






있지, 삶은 참 이상하고 신비로워. 그 날 나는 그저 일을 하러 합정역에 갔을 뿐이었어. 일을 마치고 친구를 기다릴 뿐이었어. 친구를 기다리는 그 시간을 메우기 위해 서점을 들어갔을 뿐이었고, 그곳에서 그 잡지를 본 것뿐이었어. 그 잡지를 산 것은 그저 그 서점이 마음에 들어 무언가 사고 싶었을, 단지 그뿐이었어. 오늘 샌드위치를 먹으며 잡지를 보고 싶었을 뿐이었고 내가 산 그 잡지 그 호 속엔 또 하필 그들의 인터뷰가 실렸을 뿐이었어. 나는 상칼파를 만들고 매일 명상과 마음 챙김을 하며 삶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는 누군가의 일상을 알게 된 것뿐이었어.


나는 그냥 그렇게 살고 싶어진 것뿐이야. 행복해지고 싶은 건 당연하잖아. 지금도 꽤나 행복한 상태라고 생각했는데 이보다 더 가치 있고 풍요로운 삶이 있다는 것, 그것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너무 희망찬거잖아? 그리고 그 모든게 이렇게 겹겹의 우연이었던 거야. 정말로 운명이 아닌 게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점점 더 확고해진다? 삶에서 일어나는 무수한 사건들은 우연인 듯 인연이고, 무관한 듯 운명이더라.


하루 만에 내 상칼파를 이것으로 하겠어! 정할 수 있을 만큼 나는 투명하게 내 삶에 닿아있진 못한 것 같아. 더 깊이 여물고 단단해져서 적절한 때에 내 상칼파를 만들 수 있기를 스스로 바라려고. 그리고 내 삶을 정말 그렇게 흘러가게 하려고. 강력히 바라려고.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 안에서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살펴봐야 해. 내 삶 안에서 내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 또한 부지런히 살펴봐야 해. 살펴만 보면 분명 답이 나올 텐데, 살펴보는 것은 참 지루하고, 때론 불편한 일이야.


삶이라는 게 살아만 있다고 그냥 주어지는 것인 줄 알았는데, 아닌 것 같아. 삶이라는 건 사실 살아나가려 애쓰는 사람만 가질 수 있는 귀한 무엇이더라. 삶을 낭비하는 사람들이 많아. 나 또한 내 삶을 진정으로 사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나는 정말로 ‘나의 삶’을 원하고, 주체적으로 꾸려진 나의 삶이 풍요롭기를 바라.



우리, 살아서 만나자.

죽지 않고 꼭 살아서 생생한 모습으로 만나자.

그리고 더없이 깨끗한 마음으로 서로의 삶에 사랑을 보태주자.

가장 아름다운 무엇아. 따뜻한 무엇아.

이 밤, 따스한 온기가 네게 가 닿기를 마음 깊이 바라. 부디 미소를 머금으며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기를.

이유모를 따스함이 네 삶에 불어온다면 그게 나의 희망이 이루어진 것이기를. 내 삶에 불어오는 이유모를 따스함도 너의 희망이기를.


이름 모를 당신에게, 사랑과 감사를, 평화를, 응원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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