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는 읽을 뿐만 아니라 쓰는 것이다."_권영민
저는 책을 읽으면 마지막으로 꼭 하는 게 있습니다. 다름 아닌 '초서'입니다.
초서는 독후감이나 서평과 달리 읽은 책에서 중요한 부분이나 내용을 뽑아 옮겨 쓰는 것을 말합니다.
초서는 저자의 생각을 정리하고 책을 요약하고 나중에 인용할 때 유익합니다. 또한 처음부터 옮겨 적는 필사와도 구별됩니다.
저는 책 한 권을 들면 책을 읽고 초서까지 하루, 길게는 하루 반나절에 끝냅니다.
저희 아카데미에서 반복적으로 이 훈련을 함으로 독서력과 사고력, 그리고 책쓰기 능력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분량은 책에 따르겠지만 일반적으로 A4 용지 4~5페이지 정도이며 10페이지 분량의 책도 간혹 있습니다.
다산 선생님도 이 방법으로 독서를 하셨을 뿐만 아니라 자녀들에게도 초서의 중요성을 끊임없이 강조했습니다.
"초서하는 방법은 반드시 먼저 자기의 뜻을 정해 만들 책의 규모와 편목을 세운 뒤에 남의 책에서 간추려내야 묘미가 있게 된다. 만약 그 규모와 목차 외에도 꼭 뽑아야 할 곳이 있을 때는 별도로 책을 만들어 좋은 것이 있을 때마다 기록해 넣어야만 힘을 얻을 곳이 있게 된다. 고기 그물을 쳐 놓으면 기러기란 놈도 걸리게 마련인데 어찌 버리겠느냐."_정약용 선생 인 둘째 아들 학유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학문의 요령은 전에 이미 말했거늘, 네가 필시 이를 잊은 게로구나.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초서의 효과를 의심하여 이같은 질문을 한단 말이냐? 무릇 한 권의 책을 얻더라도 내 학문에 보탬이 될 만인 것은 파악하고 모으고, 그렇지 않은 것은 눈길도 주지 말아야 한다. 이렇게 한다면 비록 백 권의 책이라도 열 흘 공부거리에 지나지 않는다."_정약용. <두 아들에게 답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