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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영민 Nov 25. 2015

[사람숲 장자 이야기3]

[장자 이야기3] 집중해야 매미도 잡는다


“오로지 마음을 집중하면, 가장 높은 경지인 신명(神明)에도 도달할 수 있다.”《장자》 달생


“공자가 초나라에 갔을 때 한 숲 길을 지나가다가 노인이 매미를 잡는 것을 보았는데 매미를 어찌나 잘 잡는 지 마치 매미를 줍듯 하고 있었다.

공자가 물었다. “노인께서는 어떻게 이런 방법으로 매미를 잡을 수 있습니까? 무슨 비결이라도 있습니까?”

노인이 대답했다. “제게는 방법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대나무 장대 위에 알을 두 개를 올려 놓고 땅에 떨어지지 않을 때까지 연습을 합니다. 그 후 매미를 잡으러 가면 열 번의 기회가 있으면 세 번만 실수를 했을 뿐입니다. 이후 다시 세 개를 가지고 땅에 떨어지지 않을 때까지 연습을 하고 매미를 잡으면, 열 번의 기회에서 단지 한두번의 실수가 있을 뿐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섯 개가 땅에 떨어지지 않을 때까지 연습하고 매미를 잡으니 손으로 물건을 줍는 것처럼 쉬웠습니다. 지금 제 마음 속에는 오직 생각하는 것과 보는 것은 모두 매미의 얇은 날개뿐입니다. 저는 제 마음을 다른 것으로부터 빼앗기지 않으며, 한쪽으로 기울지도 않습니다. 이렇게 하는데 어찌 매미를 잡지 못하겠습니까?”

공자가 말했다.

“오로지 마음을 집중하면, 가장 높은 경지인 신명(神明)에도 도달할 수 있다.”《장자》 달생

집중해야 매미도 잡을 수 있습니다. 누군가가 우연히 매미를 잡을 수는 있지만 지속적으로 매미를 운좋게 잡을 수는 없습니다. 초나라 노인은 매미를 잡기 위해 집중하고 또 집중해야 잡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초나라 노인은 “오직 생각하는 것과 보는 것은 모두 매미뿐”이었기에, “길에 떨어진 매미를 줍듯 할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집중은 이처럼 내 삶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제한된 시간과 자원 속에서 살면서도 마치 모든 것을 소유하고 누릴 수 있다고 착각하고 살아갑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은  모두 가지려고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욕심이며 설령 다 주어진다고 해도 오히려 삶의 목적을 잃고 흐트러질 뿐입니다. 집중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집중은 불필요한 것을 거절할 수 있는 용기를 말합니다. 혁신의 이이콘 스티브 잡스도 “집중이란 ‘아니오’라고 말하는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거절과 포기가 집중의 핵심임을 강조합니다. 집중은 모든 것을 가질 수 없다면 사실을 깨닫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렇기에 거절과 버림 그리고 포기는 집중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입니다. 양손 모두 가지고 싶은 물건을 쥐고는 입에 음식을 넣을 수 없습니다.


미국인 루이 마크스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으로 아프리카를 여행하던 중 원주민 아이들이 나무로 둥근 테를 만들어 신나게 노는 모습에 시선이 집중됐습니다. 여자 아이들은 나무테를 허리에 두르고 그것을 빙빙 돌리며 각종 묘기를 보였고 남자 아이들은 나무판 사이의 줄에 돌을 끼워넣고 손을 움직여 돌의 위치를 조절하며 재밌게 놀고 있었습니다. 일행은 원주민의 놀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나 마크스는 거기에서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저런 간단하고 신기한 기구를 만들어 보급하면 세계가 깜짝 놀라겠는걸. 저것을 사용하면 허리도 날씬해지고 좋은 팔 운동이 되겠군.’

마크스는 미국에 돌아와서 플라스틱으로 그 기구를 만들어 보급했습니다. 이들 기구는 순식간에 전 세계에 보급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바로 이 장남감 놀이 기구는 허리의 나무테는 ‘훌라후프’, 손장난감은 ‘요요’입니다.


마크스는 원주민 어린 아이의 놀이에서 많은 사람들이 사랑받는 새로운 놀이기구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본문의 ‘숲 속의 노인’처럼 ‘생각과 눈’으로 매미에게 집중한 결과입니다. 우리가 성공을 꿈꾸든, 혹은 성장과 성숙을 이루기 위해서는 그 ‘하나’에 집중하는 것으로 출발합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중요한 ‘하나’에 집중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마음의 여유, 곧 흐트러지는 마음을 하나로 모을 ‘마음의 힘’이 없기 때문입니다. 바쁜 삶을 살다보니 나만의 ‘하나’를 찾지 못하게 합니다. 그렇게 인생의 후반부를 맞이하고, 여전히 밖에 수많은 것에 눈에 들어오니 마음이 흐트러질 수밖에 없습니다. 불행은 그 ‘하나’가 없이 방황하고 밖에서 찾는 이라면, 행복은 그 ‘하나’로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즐기며 타인과 공유하는 삶입니다. 장자는 지금이라도 밖에 있을 듯한 ‘많은 것’에 마음을 빼앗기기보다는 나만의 ‘하나’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이것이 장자의 이야기 속에 나오는 ‘노인’이 주는 지혜입니다.


(단 하나에 집중하지 못하는 까닭은) 쫓기는 기분이 드는 건 대개 시간 여유 없이 빡빡하게 살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정반대로 삶을 낭비하고 있다는 막연한 불안감 때문이다. 꼭 해야 하는 한 가지를 하지 않는다면 다른 일은 그 어느 것도 할 시간이 없게 마련이다.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바쁜 사람이다.” -에릭 호퍼, 미국의 부두 노동자이자 철학자


@권영민인문성장연구소 | http://blog.naver.com/servantkw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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