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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련 Sep 28. 2022

저 브런치 작가가 되었는데요..

버킷리스트 실천하기 1


어렸을 때부터 책을 좋아했던 나는,

마음이 외롭거나 힘들 때 책을 찾아 읽었다. 세상은 내가 잘 모르는 것 투성이어서 불안해지면 도서관이나 서점에 가서 책을 읽었고 그러고 나면 내 마음이 편안해지곤 했다.


책을 읽으면서 새로운 지식이 머리에 쌓이는 느낌이 좋았고, 뭔가 생각이 많아질 때 책을 읽으면

그 순간, 책에 몰입되는 것도 좋았던 거 같다.


그렇게 책 읽기는 나의 취미가 되었다.


책을 읽다 보니, 글도 쓰고 싶어졌다.

내가 책을 통해 공감과 위로를 받았듯이 나 또한 그런 글을 쓰고 싶다는 소망이 생겼다.


그러다 알게 된 브런치라는 앱.


브런치 앱을 처음 봤을 땐, 신기했다.

‘이렇게 글 쓰는 곳이 있다니..’

평범한 사람들에게 글을 쓸 기회를 주는 브런치라는 앱이 참 고맙게 느껴졌다.

나 같은 초보도 글을 써서 발행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이 내 글을 읽어준다니..

그리고 브런치 앱에선 글을 발행할 수 있으면 작가라고 불리는 것도 나에겐 특별하게 다가왔다.


주변에 책 좋아하시는 분들은 브런치 앱을 거의 알고 있었고 그분들 얘기를 들어보니, 브런치 작가에 도전했는데 떨어졌다 는 얘기가 은근 많이 들렸다.


그래서 난 브런치 작가를 신청하기 전에 우선 브런치 앱에 올라온 글들을 먼저 읽어보기로 했다.

글들을 읽어보니, 정말 다양한 분야에 정말 유명하게 글을 잘 쓰시는 분부터 진짜 이제 글쓰기 처음 시작하신 분들까지 지원자분들이 스펙트럼이 넓다는 게 느껴졌다.


몇 일 동안, 브런치에 올라온 글들을 읽으며

혼자 고민을 했던 거 같다. ‘내가 지원하면 난 브런치의 작가가 될 수 있을까?’부터 ‘내가 글을 쓸 수 있을까?’ 등 정말 많은 생각을 했던 거 같다.

이렇게 생각만 하다가는 지원도 못해보고 후회할 거 같아서 어느 날, 마음먹고 회사에서 점심시간에 브런치 작가 신청하기를 눌렀다.


‘허걱.. 역시나 글을 쓰고 싶다고 그냥 작가가 될 순 없구나’라고 느꼈다.


지원서 1번 문항부터 나를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머릿속이 하얘지는 거 같았다. ‘나는 어떤 사람일까?’ 나에 대해 300자를 쓰는 것도 어려워하는 나를 보며 뭔가 벽에 부딪히는 느낌이 들었다.


2번 문항을 보니, 브런치에서 발행할 글의 주제나 소재, 목차 등을 간단하게 써달라는데..

‘허걱.. 나는 어떤 글을 쓰고 싶은 걸까..’ ‘나는 왜 글을 쓰고 싶은 걸까..’

정말 진지하게 생각했던 거 같다.


3번 문항은 브런치에 작성한 서랍 속 글이 있으면

제출하는 거였는데, 1개라도 얼른 작성해놔야겠구나 싶었다. 그리고 밑에는 혹시 다른데 출판한 책이나 칼럼 주소가 있으면 적는 란이 있었다. ‘나는 없는데..’ 작아지는 내 마음은 어쩌지..


4번은 블로그나 다른 사이트에 글 올리는 데 있으면 주소를 적는 거였고 나는 블로그를 막 시작했기에 다양한 콘텐츠가 있는 건 아니었지만 적을 수는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브런치 작가 신청서의 모든 문항을 확인하고 사실 마음이 많이 위축되긴 했지만,

‘하나하나 착실히 적어보자’라는 생각으로 일주일 이상 나에 대해서 그리고 내가 쓰고 싶은 글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했다.

어떤 누군가는 쉽게 작성할 수 있었겠지만, 나한텐

브런치의 작가 신청 한 단계 한 단계가 결코 쉽지 않았다. 그렇게 많은 고민과 생각을 하면서

작가 신청을 하고 작가로 선정되었단 메일을 받았을 땐, 나는 정말 마음이 터질 것같이 좋았던 거 같다.


브런치 작가로 신청해보아야겠다고 생각하고 난 후 계속 브런치 작가 합격 메일을 받는 모습을 계속 상상했던 것 같다. 내가 글을 써보는 훈련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분명 내 글이 누군가 봤을 땐 별로일 수도 있지만 브런치 작가가 된다면 이런 부족한 내가 글을 쓰는 소중한 기회가 생기는 것 자체가 나한텐 특별한 도전이었기에 마음으로 많이 소망했던 거 같다.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는 메일을 받고 그날 하루 동안은 내 마음이 정말 계속 구름 위에 붕붕 떠있는 거 같았다. 남편도 정말 많이 축하해줬고 내 도전을 진심으로 응원해줬다. 그날 하루가 정말 너무 행복했던 거 같다.


그런데..


그 행복은 그다음 날부터 바로 사라졌다.

브런치 작가로 선정만 되면 ‘진짜 글 열심히 써야지 잘 쓸 수 있어’라고 생각했는데..

당장 내 마음에 부담이 왔다. 브런치에 글을 쓰시는 다른 작가님들 글을 보니, 더 자신감이 없어졌다.

나도 글을 잘 쓰고 싶었다. 누가 읽어도 “와 글 잘 쓰네”라는 말을 듣고 싶었던 거 같다. 이런 생각들이 들기 시작하면서 글을 쓰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되었다.


처음에 브런치 작가로 신청할 땐, 작가로 선정만 되면 너무 좋을 것 같았는데 되고 나니 그날 딱 하루 행복하고 어떤 글을 써야 하나부터 작가 프로필 작은 소개 글도 이런저런 생각으로 작성하지 못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많이 슬퍼졌다.


그렇게 며칠을 나 혼자 힘들어했다. 브런치 작가 신청을 위해 내가 제출했던 글을 읽는데도 읽을 때마다 고쳐야 할 부분이 보이고 부끄럽게 느껴졌기 때문에 마음이 속상했다. 이렇게 고민만 하다간 정말 아무 글도 발행하지 못할 거 같아서 용기 내서 글을 올렸다.


누구의 평가보다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을 하기로 했으니 잘하지 못하더라도 시작하는 나를 스스로 응원하기로 했다. 비록 브런치에 글 잘 쓰시는 분들이 정말 많아서 어떨 때는 한없이 나 스스로가 작게 느껴지지만, 여기에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글 쓰는 실력은 당장은 부족하지만 좋은 글들을 보며 꾸준히 글을 쓰다 보면 시간이 지난 후엔 조금 더 나아지겠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천천히 한 걸음씩 해보자.


요즘 하고 싶은 것들을 하나씩 도전해보고 있는 중이다. 도전해서 실패할까 봐 두려웠던 마음들 뒤로하고 씩씩하게 용기 내서 해보고 싶었던 것들 해보려고 한다. 도전 그 자체만으로도 너무 귀한 것이기 때문에.


여기 브런치에 작가가 되셔서 글을 쓰시는 모든 분들 그리고 작가를 지원하시는 분들 정말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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