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을 앞두고, 나는 다시 신입이 되기 위해 회사 정관과 기초지식을 공부하고 있다. 십년을 넘게 다닌 회사에서 다시 신입으로 일하기 위해 책자를 들여다 보면서 이상하게 마음이 착잡하다. 타사 입사의 경우 당연히 거쳐야 하는 수순이지만, 10여년을 일한 곳이고, 보통은 경력기술서와 면접만으로도 뽑는 수순인데, 2차 실습과 면접까지 있는 이 기나긴 여정을 하는게 맞는지, 한다고 되는 일인건지 갈팡질팡이다. 나름 회사에서는 공채 형식으로 전문직군을 일반직으로 전환시켜 주는데, 작년부터 이 제도가 생겼다. 초년생을 위한 제도일텐데, 내가 지금 굳이 일반직을 지원하는게 맞는지, 지원을 했으면서도 고민이다. 인사팀에 전화하니 일단 나이 제한은 없다고 확답은 받았다.
칼퇴가 보장된 직군으로 일하면서 나름 다른 공부도 해봐야지, 글도 써야지 야심찬 포부도 있었는데, 공모가 뜨면 자동반사적으로 지원을 한다. 신분 극복을 갈구하는 사람마냥, 그냥 직군 전환을 하고 싶은 욕심이기에, 내가 정말 원하는게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되지만, 그럼에도 멈출 수는 없다.
필기시험 전형은 코로나가 2.5단계로 격상되면서 온라인으로 시험를 치뤘다. 아주 신박한 경험이었다. 핸드폰으로 내가 시험보는 영상을 찍어 시험관이 감시하는 방법, 코로나 시대에 맛보는 시험방식이었다.
정해진 분량을 공부하는거였기에 시험은 무리없이 봤다. 아마도 다들 비슷하지 않을까 싶었다. 다음으론 면접일정인데, 5인 이상이 모여야 하기에 진행이 안되고 있다. 이렇게 무기한 연장이라니..
이 글을 저장해놓고 어느덧 마흔이 되어 버렸다. 면접은 아직도 대기중이고, 성수기를 앞두고 있고, 그 사이 신입에 속하는 9명 가량의 직원이 대거 퇴사했다. 나도 이제 이 곳 일은 그만하고 싶은데, 작년 한해 열심히 했다고, 빛나는 성과는 아니나 노력해주었다고, 노력상으로 소정의 상품과 인센티브를 받았다. 이것 참, 위안은 된다마는, 됐고!! 그래도 이제 면접좀 봤음 좋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