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31일 물놀이 가고싶은 뜨거운 하루
옛말에 시어머니 미워하면, 시어머니 닮은 자식을 낳는다는 말이 있다.
괜한 옛말은 없다.
남편과 나는 아빠에 대한 불만이 많다.
딱 옛날식인 가부장적 아버지인 시아버지와 유머도 아닌 것이 과하게 웃기려다 혼자 지치는 아빠.
공통점은 엄마들의 희생이다.
가족 뒷담화는 하는게 아니라던데, 남편과 나는 서로의 아버지에 대한 불만을 심심찮게 털어놨다.
다행인건, 나는 시아버님이 그래도 우리 아빠보다 견딜만하다,는 거고 남편은 우리 아빠의 과한 개그가 오히려 낫다고 하는거다.
그러나 불행한건,
나는 아빠를, 남편은 시아버님을, 참 많이도 닮았다는거다.
맘에 안든다고 했던 똑같은 행동들을 나도 모르게 하고 있는 것.
그때면 서로에게 일침한다.
"아버님 판박이야!"
"너도 마찬가지야!"
서로에게 가시가 돋는다.
어느 책에선가 본 내용이 생각난다.
미워하지 말고 용서해야 하는 이유는,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한 것이라는 것.
미워하는 마음을 오래 품을수록, 그 감정과 행동과 말들을 계속해서 생각하기 때문에, 외려 더 닮는다는거다. 그리고 내 자신의 싫은 모습이기도 하기에 거슬린단다.
수영을 가면서 남편에게 아들래미 분유좀 "9시에 꼭!!!" 먹여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설마~하며 집에 와 방문을 열었는데 우유병이 안보인다.
"우유 안먹였어?"
부스스 눈을 뜨며 (이 인간 잠에 취했다....)
"응....."
죽여, 살려?
오늘도 나는 화가 난다.
하지만 미워하진 않으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