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큐티(2016.8.8.월요일 폭염주의보)
디모데후서 3장
순진하게 속아 넘어가지 마십시오. 힘든 시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마지막 때가 다가오면, 사람들이 자기만 알고, 돈을 사랑하고, 으스대고, 거만하며, 하나님을 모독하고, 부모를 무시하고, 버릇없이 굴고, 상스럽게 행동하고, 죽기살기로 경쟁하고, 고집을 부리고, 남을 헐뜯고, 난폭하고, 잔혹하고, 남을 비꼬고, 배반하고, 무자비하고, 허풍을 떨고, 정욕에 빠지고, 하나님을 몹시 싫어할 것입니다. 겉으로는 경건한 척하지만, 그들 속에는 짐승이 들어앉아 있습니다. 그대는 그러한 자들을 멀리하십시오. (1-5)
성경의 모든 부분에는 하나님의 숨결이 깃들어 있어 모든 면에서 유익합니다. 우리에게 진리를 보여주고, 우리의 반역을 드러내며, 우리의 실수를 바로잡아 주고, 우리를 훈련시켜 하나님의 방식대로 살게 합니다. 우리는 말씀을 통해 온전해지며,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마련하신 일을 이루어 가게 됩니다. (14-17)
일주일 만인가보다.
매달 쓰는 칼럼이 있는데, 마감 때만 되면 그 칼럼 외에는 다른 것에 손을 댈 수가 없다. 남편은 미리좀 하면 안되냐고 핀잔을 주지만, 미리 시작해도 글을 쓰는 날짜는 언제나 제자리다. 그런 이유로 큐티를 쉬게 되었다.
오늘은 마무리를 하고 드디어 큐티를 다시 시작했다. 그간에 쓰고 싶었던 이야기도 많았고, 일주일 동안에도 숱한 사건사고가 지나갔다.
사건. 1) 고등학교 때부터 함께했던 친구들과 안녕을 고했다.
여자라면 누구나 있을 것이다. 나랑은 맞지 않지만 오랜 시간 몸담은, 마음을 다해 듣고 말할 수 없는 모임. 나는 그런 친구들과 10년을 넘게 지내왔다. 가장 친했던 친구때문에 함께 하게 된 무리였고, 처음부터 나는 맞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몇번이고 탈퇴를 시도했지만, 사람 연이 그렇게 쉽게 끊어지진 않았다. 그 친구들은 서른이 넘고는 만나지는 않았지만, 단체카톡을 하며 시시콜콜한 잡담을 나누곤 했었다. 연예인 가십거리부터, 상사욕, 가정사, 성형, 임신, 연애 등 개인의 비밀들이 난무했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친구 한명이 바람이 났다. 바람이 난 건 진즉에 알고 있었지만, 남의 가정사이기 때문에 어느 선을 넘어 조언할 수는 없었다. 본인이라고 그것이 떳떳했겠는가. 친구들은 그냥 유부녀가 되도 인기 많아서 좋겠다는 장난어린 말로 넘겼었다. 나 역시도 그런 반응 사이에서 혼자 옳고 그름의 잣대를 들이댈 수는 없어 잠자코 있었더랬다. 그런데 이번에 남편에게 제대로 걸렸다고 했다. 그 기회 덕분에 남편과 깊은 대화를 할 수 있었고, 다시는 재범을 하지 않으리라, 혹시 또다시 한 눈 판다면 우리더러 뜯어 말려 달라는 간곡한 부탁을 했다. 나는 참회하는 친구 앞에서 그제서야 말했다.
"난 네 남편 편이다."
그런데 그 후로도 내 말투가 조금 비꼰 모양이었다. 친구는 기분이 나쁜지 자신의 잘못은 인정하지만 비꼬지는 말자고 했다. 나머지 친구들은 줄줄이 위로의 말들을 남겼다. 나도 함께 했으면 됐겠지만, 나는 그 카톡창을 나왔다. 그 시점에서 나간다는건 그 친구를 정죄하는 꼴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 공간에서 더이상 나는 할 말이 없을 것 같았다. 다 가식이었고, 마음이 가지 않았다. 과감하게 떠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고싶은 나의 첫걸음이기도 했다. 그 방은 너무나 죄악이 많았다.
사건. 2) 회사 후배들에게 다굴당하다
내가 카톡방을 나간 시점과 일치하는데, 그 때 나는 후배들의 느닷없는 불만 토로에 정신이 아찔했다.
나는 좋은 선배는 아니다. 그렇다고 나쁜 선배라고도 생각해본 적은 없다. 그저 피해만 주지 말자고 생각했다. 내 것에만 집중하는 성격이라 관리직에는 아직 서툰 점이 참 많다. 전체적인 회사 분위기도 파악할 줄 알아야 하고, 후배들의 일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어떤 애로사항이 있는지도 살펴보고 해결해줘야 하는데, 해도해도 부족함만 보여서 요즘같아서는 정말 회사 가기가 겁이 난다. 내가 맡은 일은 후배들과 함께 해야 하는 일인데, 위에서 일정이 딜레이 되다보니, 후배들에게 시작때보다 짧은 기간에 많은 양의 일을 해야하는 부담이 되어버렸다. 결국 후배들은 폭발했다.
회의시간에 선배님 일 아니냐며 따지고 들었다. 나는 일정의 딜레이 건과 내 일만이 아니라는 것과 앞으로의 진행상황들을 이야기 해줬다. 그제야 누그러진 후배들은 진작에 그렇게 공유했으면 불만이 없었을거라 했다. 내 나름대로는 후배들 일정 생각해서 일의 양을 배분했고, 공유해 줄 부분은 해줬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결과가 나오니 당황스럽기 짝이 없었다. 선배의 일을 후배에게 일일이 보고해야 하는게 맞는건지. 어찌됐든 그렇게 설득하고는 업무를 진행중인데, 참 역량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만 계속하고 있다.
사건. 3) 어머님과 남편과의 트러블
맞벌이가 다들 그렇듯, 우리의 아이는 할머니가 봐주고 계신다. 보통은 같이 살게 되면 고부갈등이 있다고 하는데, 어머님은 남편 때문에 속이 상하셔서 급기야 눈물을 보이시고야 말았다. 나도 서운하면 눈물부터 나는데, 어머님도 꼭 같았다. 서운해도 아들이 '죄송해요 엄마' 라고 한마디 하면 끝날 일인데, 남편이 그걸 못한다. 그것 때문에 나하고도 죽을듯이 싸우곤했다. 그런데 남편은 아직도 잘 모른다. 여자들의 감정이 얼마나 널을 뛰는지, 따뜻한 말한마디면 얼마나 대우를 받을 수 있는지. 오늘도 속모르는 소리만 어머님한테 해놔서, 어머님이 기도하시며 얻은 결론이, 아들이 아니라 '하나님의 종'으로 생각하라는 마음을 주셨다고 했다. 이제 그 설움, 나한테 털어놓으신단다. 하하하.
이 모든 사건들이 훈련이 아닐 수 없다. 큐티를 하게 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하고 싶어서였는데, 이 모든 것을 훈련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으로 바꿔 주신 것에 감사한다.
쓴 걸 다시 읽어보고 있는데, 다 핑계다. 다 자기위로고. 부끄럽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