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분 6초.
할아버지와의 통화 시간이다.
상담이력을 보니 두 번이나 전화를 주셨고, 역시나 인터넷 결제에 어려움을 겪고 계셨다.
카드결제를 어려워 하시니 온라인 입금으로 주문 후 당사로 전화주시면, 카드결제 도와드리겠노라고 이전 상담원이 안내한 듯했다.
회원 전화번호와 일치하면 고객정보가 보이지만, 개인정보보호에 의해 바로 아는 척을 할 수는 없다. 성함, 휴대폰번호, 아이디 등으로 본인 확인을 거친 후 개인정보 활용한 상담이 가능한데, 이 할아버님은 본인확인에서부터 막혔다. 도대체 몇 번을 확인하냐고. 결제를 왜 이렇게 어렵게 해놓았냐고, 공부만 하던 사람이 이런걸 어떻게 하냐고 말도 안되는 불평을 늘어놓았다.
시작부터 말도 안되는 항의가 이어지면 상담할 맛이 뚝뚝 떨어진다. 나는 입을 꾹 다물었다. 고객은 혼자 계속 거친 말을 쏟아내었고, 나는 잠자코 듣고만 있었다.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안되시면 전화 주문으로 도와주겠다고 안내했다. 순순히 따라오면서도 계속해서 구구절절 같은 말을 반복하며 불평했다. 내가 대꾸도 안하고 가만히 있자, 고객은 물었다.
왜 가만히 계십니까? 기분이 나빠요? 나도 더 천천히 대답할 겁니다.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고객은 주소를 물어도 말하다 말고 불평을 했고, 전화를 끊는 마지막까지 공부하던 사람이란 말을 반복하며 사장한테까지 본인의 건의사항을 전달해야 한다고 항변했다.
고객님, 공부하시는 분들도 카드결제 잘 하시구요, 나이드신 분들도 잘 하시는 분들 많습니다. 공부만한 게 자랑입니까? 세상사는 방법도 공부하세요!
마음 속으로 외친 말들. 그나마 고객이 끊으며 고맙다고 본인이 80살이나 먹었다고 양해를 구하시니, 통화하면서 쌓였던 스트레스는 어느정도 해소 되었다. 다음 번엔 그냥 처음부터 전화주문 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