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냐 출근이냐

by 수박씨

일주일이 넘는 긴 휴가를 마치고 출근하는 길. 복귀 초반까지만해도 당연히 출근이 좋았다. 센터 일이 아무리 힘들어도 육아만큼은 아니었으니까. 그런데 웬일인지 이번 휴가 후엔 출근길이 '야호, 해방이다!'를 외칠 정도로 대단히 매력적이진 않았다. 코로나가 다시 기승인데 어떻게 지하철을 타고가나, 네이트온 메신져로 연신 공유하던 내용들은 언제 다 숙지하고 안내하나, 택배없는 날, 대체휴일, 코로나가 이어진 센터는 지금 얼마나 바쁘고 고될까 등의 걱정을 비롯해 내가 어떻게 상담했었는지 다 까먹은 기분도 들었다.


휴가는 나름 선방했다. 그칠줄 모르던 비는 속초에 도착하자 언제 그랬냐는듯 쨍쨍했고, 물놀이, 케이블카 등 생각했던 모든 활동을 다치는 이 없이 잘하고 돌아왔다. 틈틈이 읽어야지 했던 김신회 작가의 책 2권도 다 읽었다. 작가가 글을 구상하고 쓰는 얘기, 여름에 대한 작가의 애정을 보고 있자니,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 오늘을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 지 등의 작가스러운 생각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일상. 오늘은 어떤 고객이 어떤 상황이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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