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축근무여서 인센티브는 언감생심 꿈도 안꿨다. 각 팀에 2명씩 콜 인입수, 아웃콜 수, 근태, 친절 및 불친절, 대기시간, 작업시간 등을 수치화하여 실적이 좋은 팀원에게 매달 시상하는데, 단축근무자인지라 아예 대상에서 제외된 줄 알았다. 1등은 넘사벽이었고, 풀로 근무한다면 10만원 정도의 인센티브는 노려봄직도 했더랬다. 하지만 단축근무하면서 인센티브까지 생각할 수는 없었기에 욕심내지 않았는데, 이렇게 불현듯 찾아온 10만원은 자신감도 북돋아 주고, 생각보다 잘하고 있구나 격려의 메시지가 되어 주었다.
인센티브의 소식과 함께 성수기가 시작되었다.
월요일은 2시간 단축근무에도 100콜을 넘게 받고 퇴근했고, 화요일인 오늘은 콜수는 조금 줄었지만 20분이 넘는 장콜을 비롯하여 10분여 대의 콜들이 줄지어졌다. 그럼에도 머리가 지끈거리거나, 콜이 길어져 초조하거나 하지 않았다. 내가 느긋하니 고객도 느긋하게 이야기를 계속 했다. 그러면서 친절하다는 고객의 반응을 세 번 연달아 들었다. 내 이름에 대한 칭찬도 해주시니, 기쁘기보단 조금 웃겼다. 장콜은 보통 어르신들이기 때문에 칭찬의 어투가 투박하다. 부모님이 이름을 참 잘 지어주셨다느니, 이름이 미자, 추자 이런게 아닌 걸 보니 부모님이 배운 사람 같다느니, 이게 무슨 칭찬이라고 늘어놓는지는 몰라도 그냥 좋은 말이려니 하고 웃어 넘겼다. 사실 내 이름도 우리 세대에선 흔하고 촌스런 이름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런 칭찬은 좀 우스웠다.
어쨌거나 내가 가장 힘들어하던 고객 중 하나인 할아버님의 긴 통화에도 내가 짜증나지 않았던건 인센티브의 힘인걸까. 인센티브는 상담원을 춤추게 한단 말인가. 충족되지 않았던 인정욕구가 인센티브로 만족이 되었던 것일까. 이런 단순함이 바로 나란 말인가. 나는 분명 인센티브에 관심이 없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