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디스로 일하다가 우리회사로 입사한 후배가 있다. 대형 항공사를 그만두고 우리 회사를 오게 된 연유가 무엇인지, 월급은 마음에 드는지, 우린 연신 궁금해했다. 그녀는 땅에 발을 붙이고 6시 퇴근하는 것만으로 너무 좋다고 했고, 월급도 좋다고 만족해했다. 스튜어디스도 힘든 직업인가보다, 짐작만 했다.
그런 그녀는 외국인의 문의에도 회화가 가능했고, 매일같이 칭찬글이 올라왔다. 칭찬글이 올라오면 메신져로 공유하고 축하해주는데, 11개월여 일하면서 나를 비롯한 다른 동료들의 칭찬글 공유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 다른 상담원의 불만을 전화해서 토로하는 고객도 많고, 협박성으로 이름을 묻는 고객은 흔했는데, 이렇게 매일같이 칭찬글이 올라오는 건 어떤 이유에서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옆자리에 있던 동료에게 슬쩍 물어봤다.
-도대체 어떻게 상담을 하는데 칭찬글이 매일 올라오는 거에요?
- 글쎄요. 아웃콜을 하더라도 끝까지 책임지고 도와주려고 하는 것 같더라고요.
나를 비롯한 상담원들도 최대한 해결하주려 하고 도와주려 하는데. 아웃콜도 마다않고 하는데. 고작 그게 다라고? 더 좋은 스킬이 있는게 아니고?
곰곰이 생각해봤다. 나의 상담 자세에 대해. 오늘도 마지막 전화에서 고객이 대노하며 나의 상담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출판사는 일시품절이고, 매장에 재고도 없고, 도와줄 방법이 취소처리 말고는, 기다리는 것 말고는 없었다. 그럼에도 화만 내는 고객에게 나는 한숨만 나왔다. 도대체 어쩌라는 건지..
고객은 알아보지도 않고 책이 없으니 알아서 하라는 식의 내 태도가 불만이었다. 계속되는 상담에 머리도 목도 아프던 나도 에너지가 떨어져, 화만 내는 고객이 버거웠다. 매니저님께 문의했더니, 어느새 알아봐주어 일시품절인 도서는 다음주에 재입고된다고 했다. 그렇게 안내한 후에 겨우 전화를 끊을 수 있었다. 일단 알아본다고 하고 출판사 확인을 했어야했나. 너무 한 번에 해결하려고 했던걸까. 내가 안일하게 일하고 있는걸까.
아웃콜. 필요하면 하긴 하지만 웬만하면 하지 않은 방향이다. 카드사 문의는 카드사로, 은행 일은 은행으로 물어보라고 안내하고 빠르게 끝낸다. 아마도 매일 칭찬받는 그 후배는 이런 사소한 것까지 알아봐주고 안내한 게 아닐지 조심스레 예측해본다. 고객은 그 수고를 알기에 칭찬글까지 남겨주는 걸테고. 감동을 주는 친절은 이런 수고로움을 기꺼이 하는 거겠지.
안다해도 그녀처럼 친절을 베풀기는 어려울 것 같다. 탁월함이란 그런건가보다. 누구나 알지만, 누구나 할 수 없는 그런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