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길 드라마 <청춘기록>

by 수박씨

박보검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응팔에서 박보검의 하얗고 애띤 얼굴에 열광했던 친구들에게 '너무 애기지 않아?'라고 하며 관심조차 가지 않았더랬다. 그런 내가 박보검에 입덕했다.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네이버 검색창에 박보검을 몰래 검색해보기도 했다. 누가 뭐라는 것도 아닌데, 괜히 챙피할건 뭐람.


사실 박보검보단 작가의 대사들이 좋았다. 어떤 사람들은 말장난이니, 주변 인물의 이야기가 너무 많다느니 했지만, 나는 다 필요한 이야기로 보였고, 그야말로 청춘들이 겪는 가족과의 부침과 사회 초년생들의 열정, 도전, 실패, 사랑의 이야기가 풋풋한 감성 그 자체로 전해졌다.


나는 가족이야기를 좋아하는데, 특히 함께 사는 할아버지와 아빠와의 갈등, 그 안에서 할아버지를 보듬어 주는 손자의 관계가 요즘 우리네 가족상황이 어렵지 않게 연상되고, 또 무겁지 않지만 가볍지도 않은, 노인도 꿈이 있고 열정이 있다는 그런 메시지가 맘에 들었다.


작가에게 손뼉을 쳤던 장면은, 박보검의 엄마 하희라가 <진주귀고리를 한 소녀>를 좋아하는 이유를 이야기 할 때였다. 극 중 하희라는 박보검 절친집 가정부로 일하고 있는데, 그녀가 청소할 때의 원칙은 '있던 그 자리에 돌려놓기'였다. 그 부분은 <진주귀고리를 한 소녀> 책의 주인공의 원칙과 일치했고, 자신의 신념이 틀리지 않음을 이 소설책이 확인해 주었기 때문에 좋아한다고 했다. 어쩜. 우리도 어느 책을 읽다가 나와 생각이 같은 걸 발견할 때, 뭔가 동질감도 생기고 확신도 생기고 하지 않나. 그걸 이렇게 실감나게 보여주다니. 작가의 팬이될 것 같았다.


흙수저로 태어났지만, 정직하고 빛나는 청년들이 꼭 승리하는 해피엔딩을 기대하며, 지금 보는 드라마 리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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