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해서 딱히 할 일도, 육아만 전념하는 것도 원하는 일은 아닌데, 같이 일했던 동료들은 퇴사 후에 어떻게 지낼까 자꾸 궁금하다.
최근에는 연락을 거의 안했으나, 옛 동료의 남편은 아직 같은 회사를 다니고 sns친구이기도 한지라, 예전 동료의 소식을 종종 접한다.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가고 조금 크자, 지금은 한우리 독서논술교사 자격증을 따고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모양이었다. 나도 자격증은 있는데. 예전에 생각하긴 했었지. 잘하고 있나? 아이들 모집은 어떻게 했을까? 유지는 되나? 오랜만에 연락이나 해볼까?
또 이직했으나 최근 그 회사에서도 퇴사한다는 예전 동료의 sns를 보고, 그녀는 이후에 어떤 계획이 있으려나 궁금했다. 퇴사한 친한 동료도 옆에 버젓이 있는데, 무엇 때문에 연락도 잘 하지 않던 동료의 퇴사 이후의 삶에 관심을 갖는 건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아이를 낳기 전까지 함게 동고동락했던 동료는 퇴사해서 쌍둥이를 키우고 있다. 해외출장이 잦은 남편 덕분에 거의 혼자 아이들을 키워냈고, 틈틈이 방통대 유아교육과 공부를 시작하여 졸업을 앞두고 있다. 졸업 후엔 임용시험 자격도 있다고하니 새로운 진로를 앞두고 있는건지도 몰랐다.
하도 마우스로 클릭하고 키보드를 누구보다 빠르게 쳐내야하는 것도 일인지라, 오른쪽 팔목에 굳은살 같은게 생겼다. 생전 없던 턱관절도 아파오고, 집에가면 목이 아파 말하기도 힘들고, 고객들 성화에 대응하느냐 늘 긴장상태에 있다보니 어깨도 굽은 것 같다. 적성을 떠나 건강에 이상신호가 오는 것이 아닌가 걱정된다. 퇴사한 동료들이 부쩍 궁금한 이유일테다.
그렇다고 퇴사하고 싶다는 건 아니다. 아이들은 커가고, 유치원비만해도 50이 넘는다는데, 나는 고만고만한 아이가 셋이나 있다. 남편이 고소득자도 아니고, 창의적으로 놀아줄수도, 지적으로 가르칠수도 없는 평범하기 짝이 없는 엄마여서, 계속해서 돈은 벌어야 할 운명이다.
퇴근 후 설겆이하며 생각해본다. 인센티브도 받고, 단축근무도 하고, 글쓰는 소재도 참 많은 이 곳이 어쩌면 나에게 가장 딱 맞는 자리가 아닐까? 그만둘 때가 되면 그만두면 되고, 다니고 싶으면 다니면 되는 건데, 누가 나가라 마라 하는 것도 아닌데, 미리 고민한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없는데, 부정적인 생각을 만들어서 하고 있구나 싶다. 잘 하고 있다. 할 수 있는 만큼만 해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