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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짓는슈 Feb 08. 2022

당신의 오늘을 멋지게 조각하세요.

돌멩이. 단단한 돌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누구나 살면서 고통이 있고 아프고, 극복해 내고, 또 살아낸다.

강해 보이는 이에게도, 연약한 그들에게도 아픔은 있고 그 고통의 강도는 사람마다 느끼는 바도 다 다르다.


나만 왜 이럴까.

남 탓으로 돌리고 세상을 탓하고, 타인에게 위로를 구하고 나를 방어하는 사람들도 있다.


"나는 잘못이 없어. 왜 세상은 나에게 이런 시련과 고통을 안겨주는 거야. 나는 저만치 가고 싶은데 난 아직도 여기야. 내 주위 사람들은 다 저만큼 갔는데 나는 왜 제자리걸음인 거야. 한심해."


누구도 아닌 나의 생각이었다.

단단한 돌을 깨부수고 나와야 하는데, 나는 할 수 있는 의지가 가득했는데 노력이 부족했는지, 능력이 안된 건지 상황이 안 좋았던 건지 생각만큼 잘 안 풀렸던 일들이 있었다.


그 굴곡들은 사실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기 마련인 것을. 후회도 소용없다는 것을. 그땐 왜 그리 힘들었고 딱딱하게 굳어있었는지 싶다.


열심히 했는데 성적이 잘 나오지 못했을 때 : 지나고 보니 내가 더 노력했어야 했다.


평소 잘하던 과목을 폭망해 원하는 대학을 못 가서 괴로워하던 때 : 사실 그 과목은 진정한 실력이 아니었고 내가 부족했던 것이 맞다.


원하는 일을 하며 호기롭게 회사생활을 했는데, 회사 사정이 안 좋아져 진급에 실패했을 때.

: 상무님까지 찾아가 논리적으로 따지고 든 맹렬한 사원 나부랭이였지만 안 되는 건 안되는 거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대기업에서 그깟 사원 나부랭이 사정 봐줄 턱도 없었고, 나도 능력이 부족했다 싶다.


이직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아 퇴사하고 나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새로운 취미를 시작하며 본업을 내려놓고 괴로워하던 때.

: 이직에 대한 내 욕심이 과했었다. 그때 베이킹에 빠져들었는데, 그때의 선택이 달랐다면 지금의 나는 어떨까. 그때엔 지금의 내가 있게 될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지.


남편이 회사생활 중 힘든 시기를 겪었을 때.

: 나도 함께 아파하고 북돋아주고 죽어갈 듯 힘들어하는 그를 끌어올렸지만, 지나고 보니 그 시간들은 서로를 더 알게 된 시간. 그와 나를 단단하게 해 준 시간이었다.


팬더믹 시기, 일을 반강제로 쉬게 되고 부동산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때.

:  지나고 보니 결국 배운 점이 있고 새로운 글쓰기 취미를 얻었고 부족하지만 작가님 호칭을 해주시는 분들이 생겼다.


인생은 돌고 돈다. 장단점이 존재한다. 고통이 있으면 행복도 있다.

큰 바위처럼 무겁고 단단한 숙제가 내 인생에 봉착해도 시간이 흐르면서 돌멩이처럼 쪼개지고 자갈이 되고 모래알이 되고 먼지가 되어 흩어질 것이다.


그리고 생각할 테지. 그때 생각나? 그땐 그랬었지.

그런 경험들이 쌓이고 인생을 배운다.


단단한 돌을 다듬어가는 게 인생이 아닐까.

그래서 기상천외하고 재미있는 게 인생.

우린 각자의 돌을 조각하고 있는 중이다.

모두 다 다르고, 의미 있고, 그 누구도 하찮은 인생은 없다.


"당신의 오늘을 멋지게 조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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