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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짓는슈 Mar 26. 2022

글쓰기가 시들어가는 나를 살렸다.

글쓰는 이유



“한번 써봐, 인생이 얼마나 깊어지는데.” - 라이팅 클럽, 강영숙-



매일 글쓰기 프로젝트를 시작한 지도 벌써 3주가 지나가고 있다. 3주간 글을 쓰면서 변한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 약간의 자신감일까?


내가 글을 어떻게 써. 무슨 주제로 쓰지?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처음에는 막연했었다.

흰 화면 위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주저리주저리 쏟아내듯 적다가 다시 한번 앞으로 가서 읽어보다가 수정하고, 또 다다다 적다가 수정하는 일을 반복하면서 글을 다듬었다.


어떤 게 맞는 방법인지도 잘 모르겠다. 글쓰기에 대해 체계적으로 수업을 받아본 것도 아니요, 그저 내 마음 가는 대로 쓰는 것이라서 더욱 그랬다. 나는 다독의 여왕도 아닌 데다가 책을 읽어도 기억력이 감퇴하여 머릿속에 잘 남지 않고, 필사도 하고 있지 않으니 좋은 문구를 인용할 자료도 없다. 그냥 내 생각대로 내 느낌대로 끄적여 왔던 것이 요즘의 내 글이었다.


그야말로 날 것이었다.


그런데 글을 쓰면서 이상하게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연결되기 시작했다. 오래전 기억 저편 어딘가에 있던 어떤 장면이 떠오르는가 하면, 그때의 감정들과 사람들의 표정까지도 생생하게 기억나기도 한다. 당시에는 그때 그 느낌을 잃고 싶지 않아서 사진을 찍어 남겨두곤 했었는데, 이제는 그 장면들을 글로 묘사해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래서 글을 쓰는 시간이 즐거웠다. 잊혀가는 기억들을 끌어 모아서 기록해두고 싶었으니까.


그리고 바램이 있다면 내가 쓴 글이 누군가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킨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만 같다.


“나도 그랬었지, 내가 저랬었어. 어쩜 나랑 똑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지?” 하면서 말이다.


나도 누군가의 글을 읽으면서 울고 웃었던 것처럼, 나의 글도 누군가에게 작은 울림을 안겨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것만 같다.


글을 쓰면서 나는 내 마음을 쓰다듬어 주었고, 내 잊혀진 기억들을 소환했으며, 따스했던 감정들을 생각하며 미소 지을 수 있었다. 때론 살아보지 못한 삶에 대한 막연한 미래를 고민하기도 했고, 나의 지난 과거를 반성하고 현재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에 대한 질문을 던져보기도 했다.

글을 쓰면서 나는 생각에 빠지고, 그 생각의 끝은 나를 토닥여주고 나를 들여다봐주고 나를 안아주었다.


즉, ‘나’를 잃지 않게 해 준 것이 바로 글쓰기였다.


글쓰기가 시들어가는 나를 살렸다.


그리고 다시 새롭게 물들이고 싶다. ‘나’라는 사람의 색깔을.


아래,사진 속 정약용 선생님의 중년 노후의 삶을 보라. 이렇게나 쓰셨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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