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짓는슈 Mar 28. 2022

잘 자는 것이 복



머리만 대면 잠들 수 있다.
‘잠을 잘 꺼야’라고 생각하고 누우면 잠이 든다.
커피를 하루에 몇 잔을 마셔도 잠을 자려고 누우면 잔다.
내가 자야 할 몇 시간을 채우면 눈이 저절로 떠진다.
심지어 기차 화통 삶아 먹은 듯이 우렁찬 남편의 코골이 속에서도 잘 잔다.

누구도 아닌 바로 ‘내 이야기’이다.

남편은 늘 가족들에게 자신의 코골이가 심해서 잠자기 힘들지 않으냐 묻는데 우리 모자는 정말 괜찮고 잘 잔다.

아들이 어릴 때에도 아이는 몇 개월 안되었을 때부터 통잠을 잤고, 그 덕분에 나는 뭐라도 꼼지락거릴 수 있었다. 아빠가 코를 골면 시끄러워 아이가 깨거나 한다는데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었다. 아들은 어떤 소음에도 굴하지 않고 잘 잤고, 지금도 그러하다.

즉, 나와 아들은 수면의 질이 좋은 편이다. 하지만 코 고는 남편은 사실 제대로 수면을 취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에, 최근 코골이 양압기를 시작했고 수면의 질이 나아지고 있다. 나는 오히려 양압기를 끼고 쌔근쌔근 조용히 잠든 남편이 신기해서 살아는 있는 걸까 한참을 밤에 쳐다본 적이 있었다.

어찌 되었든, 우리 가족은 잠 궁합이 잘 맞는다. 참 다행이다 싶다.

잘 자는 것도 복이라 하고, 잠을 짧게 자도 푹 자는 게 중요하다고도 한다.
다만, 나는 내가 자는 시간만큼 자면 눈이 떠지고, 몸이 좀 피곤하고 아플 때 잠을 더 자야지 하고 누워도 몇 시간을 자고 나면 눈이 저절로 떠져서 침대 위에서 몽그작대다가 일어나게 된다.

어릴 때부터 일찍 일어나고 늦게 자는 편이었던 사람인지라, 학창 시절은 야행성인 편이었고 잠은 평소에 5시간 정도 자면 잘 잔 편이었다.

성인이 되고 나서도 12시, 1시즘 잠이 들면 아침 6시 반, 7시에 기상을 하곤 하니까, 그 패턴은 지금까지 비슷하게 지켜오고 있다. 아니, 지켜온다기보다는 이제 몸에 밴 듯하다.

잠들기 전에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하루를 마무리하며 사진들을 보며 생각에 잠기다 글을 쓰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럴 때마다 남편은 눈 나빠진다고 자기 전에 핸드폰 보지 말라고 잔소리를 하는데, 이 또한 맞는 말이기에 이제는 자기 전에 핸드폰으로 글쓰기를 잘하지 않는다.

단, 핸드폰 스케줄러로 내일의 할 일들을 확인하고 잠을 청한다.

그리고 잠 자기 전에 아들을 꼭 안아주고, 토닥여준다.

하루를 마무리하고 잠을 자기 위해 눕는 시간은 행복하다.
잠으로 에너지를 충전하고 또 내일을 열심히 살아가기 위해 눈을 뜬다.

잘 자는 것이 복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글쓰기가 시들어가는 나를 살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