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나의 어린시절

by 여비

여름휴가하면 생각나는 나의 어린시절이야기다. 어언 50년전에 이야기이니 그시절1970년대,,

그러니깐 머리모양은 상구머리에 일자앞머리고 흰무명브라우스에 통자원피스로 검정고무신을 신었다. 누구랄것도 없이 먹을것도 입을것도 초라하며 한껏,멋을 부린대도 때국절은 입성은 무채색톤으로 마음까지 흐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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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구모두들 부산고모네집으로 피서를 떠난다고 북새통이다. 큰들통에는 신김치우거지가 쪄들어져 비틀리듯 들어있고 함지박소반채에는 말린 북어,미역채,무우말랭이가 베보자기에 쌓여있다. 아버지에 허리에는 넥타이로 8자를 그린듯한 혁대가 내눈을 붙잡는다.나의 아버지는 고향이 이북,평양이고 늦은 나이에 나를 딸로 두었다. 공부도 많이 하셔서 그당시에 일본으로 유학도 다녀오신 인테리시다.힘들게 가족건사하시느라 피곤하셔도 음악을 가까이하여 툇마루한쪽에 놓인 트렌지스터라디오에서는 언제나 클래식성악곡이 귀를 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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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동생들과 청량리역에서의 기차를 타며 우리셋은 아버지손을 놓칠세라 연실 눈동자와 닳아빠진 검정고무신을 추스리기 바빴다. 기차통로를 스쳐가는 밀차는 온갖 먹을거리들의 전시장이었는데 그,중에서 제일로 호락한 삶은계란과 병에 든 사이다는 소풍가서나 먹어보는 특별식이다.이 특별식을 아버지는 우리셋에게 사 주시며 나에게는 따로 밀빵도 한개얹어주셨다. 까만 두눈으로 나는 아버지를 쳐다보았다. 두동생들은 삶은계란과 사이다를 입속으로 밀어넣느라고 정신이없어 내게 얹어진 밀빵은 보이지 않는것인지 아무 언지도 없고 나와 아버지만이 두눈을 마주친다.나는 그때 생각했다.장녀인 내가 훌륭하게 어른이되어 많은지식과 윤리를 습득하여 두동생들을 건사하는 큰언니가 되겠다고...


빠르게 지나가는 기차의 울림을 뒤로하고 두동생들의 큰언니가 되었다.내게 밀빵한개를 얹어주신 아버지의 따스한 손길에 힘입어 두동생들을 잘 건사하는 초로의 나는 아버지를 닮아 거실에 클래식성악곡을 엘피판에 걸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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