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의 추억 풍경

by 여비

나는 동생과 함께 기어 다니는 반딧불이를 잡아 호박꽃 안에 넣고 꽃잎을 오므려 빨간 꽃등을 만들어 놀고는 했다. 작은 불빛들은 까만 밤을 꽃잔치로 수놓았다.

밤이 깊어지면 여치나 찌르레기, 베짱이 같은 풀벌레의 노래는 귓가를 촉촉이 울려 코끝이 아린 노래가 되고 풀빛 먹음 한 까실한 삼베로 내 온몸을 덮는다.

누워서 바라보는 별빛은 흑보라 빛부터 황금색의 나팔 모양, 국자를 닮은 북극성엔 "거지와 왕자"가 이야기 꽃을 피우고 평상을 깔고 앉은 우리는 누워 할머니의 옛이야기를 듣는다.

어느새 자장가를 휘감고 꿈속에 빠져들면 비단 같은 두루마리가 멋들어진 우주의 세계로 인사하고 나는 마녀의 빗자루를 타고 별나라 여행을 한다. 길게 뻗친 유성의 그림자놀이에 하얀 꿈들을 던져보기도 하고 풀어보지 못한 수수께끼 같은 환한 소원을 살며시 꺼내본다. 어둠의 띠를 친구 삼은 먼 곳의 맹꽁이 소리는 내 어릴 적 까만 눈동자 속에 여름밤의 추억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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