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엄마는 할 수 있어
겨우 한 번 떨어진 거잖아?
그럼, 난 어떻게 했어야 하는데
수도 없이 떨어졌잖아!" 딸애가 볼멘소리로 내게 던지듯했다.
손전화를 내려놓았다. 힘이 쭈욱 빠진다. 정말 열심히 썼는데.
아무 소리도 안 들린다. 부족했다는 생각보다 화가 앞선다. 제목이 아니었나? 아니, 첫 문장이 어설펐나?
요리조리 궁리를 해 보아도 도대체 모르겠다. 눈물이 쏟아졌다.
글쓰기 공부해 본 적 없다. 달리 잘하는 것도 없고 문턱이 높은 학교를 다니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우리 집안에 글쟁이 한 사 람도 없다.
국민학교 때 우리들 솜씨판에 몇 번 붙여졌었다. 중학교 때 덕수궁가서 글 끄적대고 상 한 번 탔다. 그것이 전부다.
어른이 되서는 소설책 읽고 시 낭송하는 동아리에 한 번 가입했다. 읽는 것을 좋아했다. 조용히 혼자서 도서관에 들락댔다. 좋아하는 작가 책은 노트에 필사했다. 연관된 작품에 호기심이 많아 무작정 찾아 읽었다.
톨스토이, 안톤 체호프, 모파상, 알랭 드 보통, 프랑스와즈 사강, 헤르만 헷세, 가와봐다 야스나리, 다자이 오사무, 니체, 셰익스피어, 헤밍웨이, 조지 오웰, 도스토옙스키, 등 등
국내 작가로는 박완서, 곽재구, 김훈, 이어령, 박경리, 윤동주, 김용택, 김애란, 권여선, 김 초엽, 나태주, 법정, 함석헌,한수산, 한강, 김수영, 유시민,정호승 그리고 가장 최근에 읽은 이민진 작가의 파친코 소설은 명작이다.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한다. 혼자 있는 환경이었고, 지방대를 다녀 혼자서 자취를 했다. 사람 북적대는 곳엔 가지 않는다. 복잡한 것을 안 좋아한다. 사회성은 바닥이다. 일도 함께하는 것은 못해 혼자 하는 청소를 오랫동안 해왔다. 주부 외에 겸하는 일로는 딱이었다. 올해 초까지 일 했고 지금은 그만 두었다.
방송통신대학도 그것도 문학에 관심이 있어서 영문과에 재학 중이다.
가족의 도움과 권면에 용기를 내어 뒤늦게 시작했다. 이순의 나이를 넘어, 배우고싶은 열망이 치솟았다. 거북이처럼 엉금엉금 기어서 낮은 자세로...
지난 4월에 공모전에 글을 보냈다. 열심히 쓰고 고치고 많이 고민했다. **일보에서 주관하는 인지도가 나를 두렵게 했지만 시도했다.
기대가 컸었나 보다. 떨어졌다. 컴퓨터에 전원을 끄고 마음에 불도 껐다.
글쓰기 안 한다. 재미로 좋아서 했는데 글이 써지니 신기했었다.
꽃봉오리가 움트는 날에 혼자서 괴로웠다.
이제 홀홀한 찬바람이 부는 한기가 옷깃을 여미게 한다. 창밖에 떨어지는 나뭇잎을 보며 다시 자판을 두드린다.
넘어졌다고 아파서 못 일어나지 않겠다. 어제의 나는 울었다. 그러나, 이젠 눈물을 닦고 내일의 나는 더 단단해져 있을 멋진 내 모습을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