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960년 11월, 6.25 전쟁이 지난 베이비부머 시대에 태어났다. 사실 11월인지 꽃피는 춘삼월인지는 정확하지 않다. 엄마의 부재로 젖엄마에게 들은 얘기고 순희언니가 보태서 얼렁뚱땅 넘어갔다. 태어난 곳도 서울이랬다. 대전이라고 했다가 암튼 제주도에서 살다가 서울로 왔다. 어느덧 육십년 넘은 세월을 살아냈다. 종종 이 흐름의 의미가 뭘까, 곰곰히 생각해 본다. 의미없는 삶이란 없다.
유년시절을 빼고는 평생토록 나는 밥 짓는 일을 한다. 내 시대의 많은 여성들은 따뜻한 한 그릇의 밥이 식구의 몸으로 들어가는 순간 마음의 무장이 해제된다. 밥상에 말꼬가 트이고 웃음이 번지며 허투른 부족의 심기도 털어낸다.
매일 매일 밥상을 차린다. 나는 먹는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생각한다. 이 단순한 행위가 헤아릴 수 없는 생명을, 존재를 만들어 낸다. 먹어야만 한다.
나는 요즘 생각한다. 밥상은 단순하고 소박해져야 한다고..
몸에 맞지 않게 많은 욕구 덧없는 욕구는 헛헛한 마음으로 이어져 과식을 부르고 부루조아의 표면을 보인다. <조화로운 삶>에서 저자는 자본주의로 부터 자유롭고 동물보호 차원에서 가벼운 채식을 얘기했다. 자연에서 난 것을 그대로 먹었고 요리하는 노동에서 벗어났다. 잉여의 자본을 인류애의 창고에 적립하여 이웃과 난민들과 나누었다.
나는 뚱뚱한 밥상을 위한 수고를 하지 않는다. 남는 노동력으로 좋아하는 책을 보며 일주일에 한 번 도서관에서 봉사를 한다.
가벼운 밥상은 나와 남편의 몸이 건강해지고 땅과 강, 농부에 관심과 존중으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