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쓰기 공부

by 여비

세상에서 가장 하기 싫은 것은? 답은 공부다. 학교는 왜 다녀야 하는지 나는 정말 모르겠다. 페스탈로치 할아버지가 밉다. 그냥 나 혼자서 인형머리 그리고 바둑판 놓고 오목 두고 색종이 접기 하면 안 되나... 뭐?

**대학교 둥근 호수가 시원스레 보인다. 친구가 일러준 대로 나는 호수를 끼고 대충 앉았다. 특별하게 부탁해둔 노트를 받기 위해서다. 혼자서만 써두었던 소설이라며 조심 스래 얘기를 했다. 어떤 내용인지 무슨 의도가 있는지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궁금했다. 그러나 스펀지에 물 스며들듯 친구의 마음이 되어 무조건 내가 읽어보아야 한다고 했다. 써 내려간 글자 수만큼 나는 외롭고 슬펐다.

가정형편으로 다니던 학교를 중도에 포기했다. 내 처지가 원망스러웠다. 몸도 많이 아팠다. 아마도 외로워서 병이 났었나 보다.

자취방에 돌아와 책상에 앉아 낚아채 온 노트를 펼쳤다. 깨알 같은 글자를 보니 구겨 넣었던 배움의 갈망이 한 여름날에 시청 앞 분수처럼 솟아올랐다.

이유가 많고 학교생활의 재미도 못 느끼고 그렇다고 일정한 규칙을 지키는 성실감도 없는 내가 무슨 일인가? 또래애들이랑 어울리는 것도 못하고 그저 혼자 가당치도 않은 개똥철학만 몰입했던 내가, 그저 다방 한 구석에 쓴 커피 한 잔을 밀어 두고, 귀청을 깨트릴 것 같은 괴성을 뿜어대는 하드락 음악을 껴안고 살았던 내가...

친구의 노트 속의 소설 내용은 읽어보지도 않았다. 다만 한 자 한 자 지면을 눌러쓴 글자를 뚫어지게 보고 또 보았다. 눈이 시리도록 말이다.

글자 속을 꿰뚫어 본 그날 이후의 계기로 나는 읽는 것에서 쓰는 것으로 전환했다. 혼자서 읽었으니 혼자서 썼다. 책이 보여주는 세상은 일정한 규칙이 없고 그냥 읽으면 되었다. 읽다 보니 한 뼘 정도 자란 지식을 노트에 적었다. 내 생각이 가는 대로 말이다. 되지도 않은 부족을 메우려 낙서를 했다. 적다가 그리다가 끄적거렸다.

무작정 끄적대다 연필이 아닌 손가락으로 툭닥대면 글씨가 된다는 것을 알았다. 신기했다. 노트북이란 걸 말이다. 딸애가 사준 노트북에 검지와 중지, 약지 손가락을 놀려댄다. 내가 이렇게 글쓰기 공부하는 재미에 빠질 줄은 누구도 모를 거다. 하루가 바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