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상품권이 생겼다. 책방으로 쏜살같이 날아갔다. 그간 소설책에 목이 말랐다.
SF시리즈 코너를 넘어 현대소설 쪽에 눈길을 주었다. 표지도 알록달록 개성 있는 일러스트 표지가 눈에 콕 집힌다. <김호연 작가의 불편한 편의점> 베스트셀러 1위라고 하트 도장을 달고 앉아있다. 집어 들었다.
글이 술술 읽힌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등장하는 인물들도 옆집 아저씨, 길거리 노숙인, 동네 할머니 특히나 보통이란 기준보다 아래인 지는 해, 땅거미가 서쪽하늘 바닥을 보는지는 사람이다. 누가 그랬는지? 독자에게 잘난 척을 보이려 애쓰는 글은 못난 글이라 했는데..작가의 보통은 읽는 내게 용기까지 입혀주고,
중간에 한 번씩 입꼬리를 쳐 올린다. 유머가 몸에 배여 나온다. 문자에 난무하는 이모트콘이 머리 위를 날아다닌다. 한 번 잡은 책은 화장실 갈 때까지도 전에 끝냈다. 편의점이 무대지만 한 세상 전부였다.
그중 선숙 씨와 아들의 갈등은 내 문제인 것 만 같아 눈물이 났다. 남편은 가출하고 혼자서 아들을 키운다. 시절 탓에 똑똑하지 못했던 엄마라 아들만큼은 대기업에 취업성공을 했다. 동창에게 아들 자랑도 잠시 안락의 자리를 버리고 영화감독에 도전 이후 방 한 칸을 싸 앉은 백수를 거쳐 공무원 시험도 치뤄내기가 버겁다. 10시간의 감정노동은 편의점 안의 폐기 직전 삼각김밥이다.
노숙자인 독고 씨와는 동료이다. 일하면서 한 두 번의 감정대립은 풀리지 않는 아들과의 닫힌 방이었지만 곰처럼 우직한 독고 씨에 어깨에서 선숙 씨는 삐딱한 마음을 털어냈다. 삼각김밥 위에 앉은 선숙 씨의 손편지는 아들의 닫힌 마음을 열고 점점이 흐려진 둘의 관계가 손끝에 힘이 가해지는 다시 날아오르는 독수리가 되고...
아들과 주고받는 카톡창에 동물 아이콘이 꿈틀댄다. 선숙 씨는 아들이 사준 이모티콘을 독고 씨에게 보여주며 손에서 놓지를 못한다. 찡그리는 얼굴이 아닌 행복해 죽겠다는 얼굴로 확실하게 쓰여있다.
밥은 먹었냐고 어디 아픈 데는 없냐고 하는 마음씀만큼 가장 평범한 그 말이 힘들었던 나를 보는 것 같다. 전화가 울린다. 말수 적은 남편이 드라이브를 하잔다. 급하게 글 창을 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