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꿍찾기 게임

by 여비

탁자 위에 알파벳 대, 소문자가 널려있다. 꽃무늬와 물방울이 날아다닌다. 노랑나비는 글자를 타고 앉았다. 유아들의 눈은 호기심으로 반짝댄다. 코팅된 알 모양의 가위질을 해댄다. 알의 윗부분은 대문자 아랫부분은 소문자를 찾는 게임이다.

"엄마! 저는 M인데요.. 엉! 여기 m 찾았다."

교재를 만지는 딸애는 손끝이 야무지다. 수북이 쌓아놓은 글자들이 숨바꼭질을 한다. 가위질을 함께하며 세상 좋아짐에 마음이 흐뭇하다. 가르치는 일이 좋아 선택한 영어 과외선생님인 딸이 대견하다.

교재 준비를 함께하는 이 시간이 즐겁다. 커피잔을 사이에 놓고 스쳐가듯 넌지시 물었다. 같은 방향 정하고 함께 할 짝꿍은 찾고 있냐고..

"엄마! 결혼 짝은 2년 동안은 안 찾을 거예요. 지금은 일하는데 몰두해야 되고요. 재미있는 이 일도 체력 될 때 해야 된다고요. 그래!" 더는 묻지 않았다.

딸애는 몰입도가 장점이다. 한 번을 해도 대충은 없다. 철저하게 규칙을 따른다. 자기 검열도 꼼꼼히 하고 두 번의 실수는 없이 완전주의자다.

나는 직장생활에 염증을 냈다. 동료들도 모두 짝을 찾았다. 찬바람이 쌩쌩 부는 명동의 밤거리를 혼자 돌아다녔다. 휑한 바람이 작은 내 몸뚱이를 감는다. 옆구리가 시렸다. 홍보과의 미스김이 소개한 그, 미남에게 마음을 보여줘야 하나? 아니 너무 빠른 거 아닌가? 찬바람을 맞으며 긴 생머리를 흔들어 본다. 고전 음악이 흐르는 다방에 앉아 주위를 둘러본다. 쇼팽의 포로 네이즈 <피아노곡>가 내 마음에 두근거림을 위아래로 톡 톡친다. 건반을 두드리는 손끝을 따라 공중전화로 갔다. 수화기를 들고 집게손가락으로 짝꿍을 찾았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