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업고 달리기

by 여비

무릎이 짱짱했던 때로 기억한다. **랜드에서는 매년 오월에 체육대회를 했다. 2층의 수입가전과 음향기기팀들도 참가했다.

넓은 운동장엔 비닐주머니가 춤을 추고 고막을 때리는 음악이 정신까지 춤췄다.

대절해서 타고 온 버스를 뒤로하고 코끝을 찌르는 바비큐 고기 냄새가 반긴다.

손에 받아 든 목록엔 경기순서와 참가 여부를 알리는 스티커도 함께였다. 팀별 릴레이 과자 따먹기 특별히 여자만이 참가하는 남편 찾기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소극적인 남편은 어느 것 하나 신청을 하지 않는다. 나는 상품에 눈이 어두워 애가 탔다. 삼천리자전거가 꼭 갖고 싶다.

짝을 이룬 경기를 남편 없이 참가할 수는 없지 않은가? 눈치를 살폈다. 뾰로통해 남의 경기 구경을 했다. 집에 맡기고 온 딸애 생각만 난다. 괜한 심통으로 남편이 밉다.

장내에 사회자는 얼굴이 벌게져 "아내 업고 달리기" 게임의 규칙과 자격을 설명했다. 반드시 부부여야 한다고 강조를 했다.

남편은 내 손을 잡아끌었다. 얼떨결에 잡힌 손은 어느덧 나를 업고 있었다. 정신없이 내 달렸다. 나는 소리쳤다. 뚱뚱한 내 몸은 동그라미가 되어 일등을 거머 줬다.

남편 눈엔 핏발과 함께 눈물이 비췄다. "내 눈물은 신경 안 써. 하지만 너를 위한 눈물은 빗물보다 핏물보다 소중하다고"

나는 무겁지 않냐고 이제 경기 끝났다고 내리라고 했다.

하늘에 하얀 조각구름이 우리를 내려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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