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방에는 의자가 두 개 있다. 하나는 실생활을 위해 가령, 출근하기 위해 준비해 둔 청바지 티셔츠를 올려둔다거나 어깨에 두르는 커다란 숄을 놓아둔다. 협탁을 사이에 두고 또 다른 의자가 있다. 무민의 캐릭터로 덮인 방석을 업고 있는 의자는 생각하는 의자다.
어린 시절엔 회전의자에 앉아있는 사장님을 보고 부러워했다. 출세를 하면 예쁘고 늘씬한 비서 아가씨가 어깨 틈에 고개를 든 결재서류를 한들거리는 엉덩이와 함께 찰랑대는 머릿결에 스치며 들어온다. 거만한 듯 젠체하는 커다란 몸집을 거뜬히 받아 든 회전의자는 돌아가는 필름 영사기에 묻혀 시간을 돌린다. 바퀴가 달려 허리의 압박감을 줄인 사무용 의자, 피시방 의자, 폴 메쉬의자, 바른 자세 의자 등 실생활에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품이다.
편리한 생활과 안락한 환경을 겸한 안마의자도 디자인이며 헬스 기능까지 겸비한 그야말로 21세기 첨단 의자다.
중력의 영향을 무시 못하는 나이다 보니 서있는 것보다는 앉아있을 때가 편하니 주방에도 아일랜드 식탁을 짜 맞춰 아예 의자를 들여 다리를 얹어 앉기도 한다.
소로에 월든이란 책이 있다. "혼자 있을 때 우리는" 온전히 생각하는 사람이 된다..
나는 고독이란 친구를 아직 까지는 가장 좋은 친구라 생각한다. 방에 혼자 앉아 홀로이 있을 때보다 밖에 나가 사람들과 어울릴 때가 더욱 고독하다. 사색을 할 때, 멍하니 아무 일도 안 할 때, 몰입하며 책 속에 빠져 있을 때, 딸애가 사다준 색칠공부에 색연필로 꽃잎을 칠할 때, 구정 뜨개실로 찻잔 받침을 뜰 때, 어디에서든 혼자다. 그, 고독은 어느 누구라는 거리로 재는 것이 아니니깐! 때로 누구하고 대화가 필요하면 나는 무민의 방석에 올라 생각을 한다. 고독을 위하여 고독을 즐기려고 말이다.
소로의 오두막에 의자 세 개가 있듯이 내 방에는 두 개의 의자가 있다.
하나는 고독을 위해, 소로는 우정, 그리고 세 번째는 사람들과 사귀기 위한 것이었고
나는 살아가기 위해, 다른 하나는 고독을 위하여 두 개의 의자가 내 방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