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사용법

by 여비

나는 고기 먹는 것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다. 그렇다고 채식주의자는 아니다. 입에서 즐기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멀리 한 것뿐이다.

주위를 환기시켜보자, 노량진 수산시장엘 갔다. 펄떡펄떡 뛰는 속살 빨간 송어부터 전복과 문어, 대하 짭조름한 맛의 진수인 해삼, 멍게 동글한 개불, 군수 힘 좋은 낙지 바다의 꽃인 소라, 꽃게가 내 눈을 번쩍이게 한다.

이렇듯 오감을 통해 1차적인 맛을 뇌 속에 입력하고 마음과 눈으로 먹었다. 전에는 탄력 있고 싱싱한 생선회의 맛을 탐닉 했으나 어느 순간 풍겨오는 비릿한 냄새에 나도 모르게 멀리 하게 되었다.

가을이 되면 가을무를 얼기설기 썰어 다시마 육수에 옷 입힌 제주 갈치조림은 나의 뇌 속에 각인된 못 잊을 맛이다. 펑퍼짐한 엉덩이를 냄비로 앉혀 생강, 소금, 청고추, 홍고추를 얹은 간장소스가 특미인 갈치가 지금이라도 펄떡 일어날 것만 같다.

나는 먹고 싶은 음식에 대해서는 해마의 기억 세포를 두드려 깨워 이미 먹은 듯 욕구를 채웠고, 몸이 받아들이는 음식만 먹어도 충족될 수 있도록 아드레날린을 스스로 불러일으켰다.

생각의 편 가르기도 생의 즐김에 충돌이 오듯 먹을 수 있는 음식 또한 같은 맥락이 아닐까?

나의 뇌세포가 활기차게 운동하기 위해서도 간결하고 단순한 먹거리 창조는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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