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차게 내리는 비를 뚫고 성당에 도착했다. 신부님의 잔심부름을 도우며 영어회화를 배우려고 영어사전도 준비했다. 나는 '동아 콘사이쓰'라고 써진 노란색의 글자를 소중하게 쓰다듬었다. 아버지가 쓰시던 사전이라 애틋했다.
신부님은 파란 눈의 털북숭이 곱슬머리 아저씨였다. 영어만큼 한국말도 엄청 잘하신다. 어색함을 멀리 두고 우린 둥근 탁자처럼 동그라미가 되어 이야기도 나누고 공책에 지렁이가 기어 다니는 꼬부랑 영어 단어를 그렸다.
창가엔 어느새 그쳐버린 비가 해와 구름으로 그림을 그려놓았고 눈이 부시도록 잔잔한 빛의 잔상은 가만히 나를 누른다.
나는 영어로 글쓰기가 어렵다. 더듬거리며 처음으로 영작을 해 보았다. 일기장에 새로운 글씨가 웃고 있다.
A New Puppy for me!
Yesterday was a lot of fun. I got a new puppy!
I went with my farther to the pet shop.
He told me to pick any dog that I wanted.
I was so excited. There were so many dogs at the shop!
I saw a small brown puppy. He was so cute!
I asked my dad if I could have him. He said yes.
We bought some toys and food for the puppy.
Then we took him home.
I love playing with my new puppy! He is so much f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