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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멍군이 Feb 02. 2024

13. 내가 생각해도 너무 느긋하네

무계획이 상팔자가 되길

여행 전전 날이 되어서야 캐리어를 꺼냈다.  아이가 자전거를 타다 다쳐 신경이 쓰이기도 했고 대청소와 정리가 마무리되지 않아 여행준비하는 것처럼 보이진 않았겠지만 머릿속으론 지도를 그렸고 대략 이동노선을 완성했다.


결혼한 후 내가 아무리 계획을 해도 그와는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걸 이제는 깨달았기에 대략적인 틀만 완성해 놓는다.


그럼에도 이번 여행은 너무 넋을 놓고 있는 것 같았다. 대략 4주간의 여정이라 준비할 것들이 꽤나 있을 텐데 내가 너무 지친 것 같다.


전 날에 비상약품을 구입하고 컵라면 몇 개와 햇반을 사서 챙기고 옷가지와 가서 달리기를 해보겠다고 운동화도 챙겼다.


그럼에도 캐리어가 가득 찼다.

혹시… 혹시 모르니까… 라면서 집에서 있는 물건들을 하나, 둘 넣기 시작했더니 남편의 잔소리가 시작됐다.


짐을 안 싸고 있어도 뭐라 하고 짐을 싸도 뭐라 하고…

에잇 몰라!

그렇게 잠들고 출국 날이 되었다.


이렇게 가도 되는 걸까? 싶었지만 공항에서 숙소 골목까지 데려다줄 택시는 예약해 놨으니 나머지는 닥쳐서 해결해 보기로 한다.


잘 살 수 있겠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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