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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멍군이 Jan 22. 2024

12. 내게 필요한 건 격려와 응원

부정은 저도 부정하고 싶어요.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분들은 감사하게도 나의 결정에 다들 응원해 주셨다.  


하지만 양가 부모님들께는 말씀드리지 못하고 있었다. 사실 뭐라고 말씀하실지 아니까 그 대답을 듣기 싫어서 말씀 안 드렸다. 그래도 어릴 때부터 가장 의지하고 싶고 인정받고 싶었던 부모님께 다른 대답을 듣고 싶었다. 기대가 헛된 것임을 알면서도 그래도...  그동안 내 방황을 좀 느끼셨으면 이제는 다른 대답을 해주시지 않을까 나도 모르게 기대를 또 했나 보다.


역시나 내 기대는 틀렸다.


오래간만에 엄마가 전화를 하셨기에 일을 그만둘 거라 말했는데

 

"그래. 집에서 일하는 건 힘들어. 그냥 취직해. 이모 하는 거 그거 물어봐서 취직해."


대답하고 하고 싶지 않았지만 너무 속상해서 나도 모르게

"그건 이모가 하는 일이고! 나는 사무직 좋아하지도 않고 맞지도 않아!"라고 말해버렸다.


그로부터 2시간 후 엄마가 다시 전화를 하셨다.

"생각해 보니 그동안 너 일 많이 했네. 좀 쉬는 것도 좋겠다. 그래 그동안 많이 했으니 좀 쉬어. 엄마가 쉬라고 못해서 미안해. 넌 뭐 애도 하난데 좀 쉬어도 돼."


또 울컥해서 눈물이 주르륵...

내가 듣고 싶었던 건 "그동안 열심히 했다. 좀 쉬어라." 였는데 버럭하고 나서야 듣게 되니 만감이 교차했다.


뭐라 하지 않아도 걱정근심 싸 짊어지고 사는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매 순간 고민한다. 그리고 되도록이면 부모님들 걱정 안 하시게 티를 안 내려한다. 근데 항상 걱정이라는 틀 안에 나를 옥죄고 짓누른다.


시댁도 마찬가지.

딸들은 일해서 안타까워하시면서 며느리는 집에서 일하면 본인 아들에게 피해 갈까 취직하길 원하시는...


나에게 자꾸 긍정이 아닌 부정의 언어를 던지는 부모님들! 이제 그만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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