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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멍군이 Apr 22. 2024

고양이 때문에 이젠 너네 집은 못 갈 것 같아...

개도 좋지만 고양이도 좋아요.

와인 사서 놀러 온다던 제일 친한 친구는...

내가 고양이를 키운다고 하자 요즘 왜 안 하던 짓을 하냐며 이젠 너네 집에 못 갈 것 같다고 했고...


나보다 먼저 아파트 단지에 들어와 살았고 고양이에 관심을 보이면서 친했던 두 명은 아쉽게도 현재 멀리 떨어져 있었다.


그나마 아이 키우면서 친하게 된 언니가 주변으로 이사 오게 되어 가끔 만나고 있었는데 나보다 용감하고 씩씩한 언니라 모든 동물들과도 친하게 지낼 것 같았지만... 하필 고양이를 무서워하는데 내가 고양이를 키운다 하니 너네 집은 못 갈 것 같다고 했다.


그렇게 몇 안되게 알던 사람들이 죄다

"고양이 때문에 이젠 너네 집은 못 갈 것 같아..."라고 했다...


망고는 무서운 존재가 아니였어요. 엄청 사랑스럽다고욧!!


"그래~!! 이 사람 저 사람 낯선 사람 오면 우리 망고 적응하는데 힘들어할 테니 안 오는 게 낫겠지~!!"라며 쿨하게 지내던 중... 같은 경기도지만 우리와 반대쪽에 사는 둘째 동생부부가 놀러 온다고 했다.


'아! 요즘 정신이 없어 잊고 있었는데 나 동생들이 많았지~!'  


고양이가 어릴 때 사람들을 만나보는 것도 좋다고 한 것 같았는데… 나는 사 남매라 동생들이 많았지만 생각해 보면 우린 모두 강아지만을 좋아했다.




달동네에 살다가 재개발이 되면서 우리는 아파트가 지어지는 동안 살 집을 찾아 이사를 가야만 했다. 하지만 사 남매라 집을 얻기 쉽지 않자 부모님께서는 대출을 받아 집을 사기로 결심하셨고 그렇게 이사 간 집에는 작지만 알찬 시멘트 바닥의 마당이  있었다.


그곳에서 우리는 첫 강아지를 키우게 되었다.


하얀 똥강아지였고 이름은 '키리'라고 불렀다. 그 당시 알게 된 친구가 개를 키웠는데 이름이 '키키'라고 그래서 난 '키리'라고 지었다. ^^;;; 키리는 첫째인 내가 키우는 강아지였다.


간혹 대문이 열려있어서 그랬나... 키리는 어쩌다 보니 새끼도 낳았다.


흰둥이 네 마리...


물론 우리 집은 자식새끼들도 많은데 개새끼들까지 키울 수 있는 환경은 아니었기에 키리가 젖을 물린 후 새끼 강아지들이 좀 컸을 때 키우겠다고 하신 분들께 보낸 걸로 안다.


내가 키우는 개는 키리였기에 나는 키리만 있으면 됐다.  


그런데...

우리 집이 처음으로 피서라는 것을 가게 되었다. 일명 여름휴가...(?) 물론 아빠 거래처 인사겸 가는 거라 뭐 일의 연장선이었지만 우리 사 남매가 함께 동해바다를 가는 건 처음이었으니 너무 신이 난 상태였고 키리는 엄마가 아는 지인분께 맡긴다고 했다.


그렇게 3박 4일 정도의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 키리를 데리고 오자 했는데 충격적인 소식을 전해 듣게 되었다.


"키리가 집을 나가서 못 찾았데!!!"


이게 말인가 방귀인가!! 우리가 여행 간 사이 보살펴주시기로 한건 너무나 감사드린 일이었지만 가족이나 다름없는 아이가 사라졌으면 바로 말씀을 해주셨어야지... ㅠㅠ


난 그렇게 엄마 말을 믿었다...


최근에 동생들에게

"그 말을 믿었어???"라는 말을 듣고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멘붕이 왔지만... 아무튼 난 키리와 헤어진 이후로는 생명을 함부로 키우지 말기로 다짐했었다.  




둘째 동생 부부가 망고를 보러 온다고 하면서 논쟁이 펼쳐졌다.


사실 우리는 개만 키워봤기 때문에 모두 개를 좋아하는 줄 알았다. 나도 내가 고양이를 키우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을 못했고 당연히 내가 좋아하는 동물은 개라고 생각했다.

추후에 부모님이 지방으로 가시면서 키우게 된 멍멍이들
아이는 어릴 때부터 멍멍이들과 참 잘 지냈다.


그러다 갑자기 내가 고양이를 키우게 되었고 덩달아 둘째 동생도 고양이가 좋다며 의견을 보태더니 셋째,  넷째 동생은 개파, 나와 둘째 동생은 고양이파로 나뉘게 되었다. 물론 엄마는 내가 고양이를 키운다는 소식을 접하고선 무섭게 왜 고양이를 키우냐며 뭐라 하셨다.


고양이에 대해 개뿔 아무것도 몰랐고 알아보려 하지 않았던 지난날을 미안해하며 나는 고양이가 좋다는 둘째 동생 부부를 위해 망고에게 말을 했다.


"망고야~ 작은 이모가 고양이에 관심이 있어~ 네가 잘해야 고양이 친구들이 입양될 수 있겠지~?? 그런데 네가 구조자분들이 오셔도 못 알아보고 도망가고 그러니까 오늘은 일단 네가 방 안에 숨지 못하게 방 문을 닫을 거야. 그러니 당황하지 말고 예쁜 너의 모습 보여주자~"


그동안 외부손님이라고는 망고 구조자 분들이 다였고 접종 때문에 나랑 구조자분이 함께  집에 있을 때도 망고는 숨어서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구조자 분께서 방문을 미리 닫아 두고 되도록 간식을 주지 않는 것이 좋지만 손님으로 인해 긴장했을 망고에게 간식을 줘도 좋을 것 같다고 미리 알려주셨기에 우리도 그렇게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오후에 온다던 동생부부는 일정이 생겨 저녁 때나 되어 왔고 우리는 망고가 방으로 숨지는 못할 테지만 소파 밑 깊은 곳으로 숨어 나오지 않아 동생부부가 망고를 보지도 못하고 다시 집으로 갈까 봐 걱정되었다.


당연히 동생부부가 들어오니 망고는 잽싸게 소파 밑으로 숨었다. 동생네가 츄르를 사 오려다가 아직 간식을 먹이지 않고 있다는 말에 스크래처 장난감을 사 왔다며 내려놓았다.


방에 있던 아이는 이모랑 이모부에게 인사하고 거실 바닥에 앉았는데 숨어있던 망고가 쏘옥~


호기심에 잠깐 나왔다가 다시 소파 밑으로 들어가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웬걸~ 아이 옆에서 자연스럽게 놀더니 어느새 동생 부부 근처에도 가까이 가서 사 온 스크래처 장난감을 가지고 놀았다.  


전 날 구조자 분과 병원 다녀온 후 집에서 점심 먹을 때도 망고가 방에서 나오지 않았고 구조자분이 가시고 나 혼자 있을 때도 나오지 않았는데 이게 무슨 일이람??

                                                                                

눈앞에서 놀고 있는 망고의 모습이 너무 신기하기도 하고 황당하기도 했지만 일단 망고가 잘 놀아주니 동생 부부도 고양이에 대한 사랑이 뿜뿜 생겨나는 것 같아 기특했다.


동생은 망고가 가까이 와서 놀아주니 덩달아 신나 하고 망고가 너무 이쁘다며 칭찬 한가득~ 지금은 이사 준비 중이라 추후에 고양이 키우고 싶다면서 눈에서 하트 뿅뿅~ 날리다가 갔다.



망고가  왜 바로 나왔을까 신기했는데 아마도 형아 때문인 것 같았다. 망고는 나와 남편을 대할 때랑 아이를 대할 때 차이가 있었다. 아이에 대해선 무조건 믿고 신뢰하고  느낌??이고 나와 남편은 밥 주고 똥도 치워주는 그냥 집사라고 느끼는 듯하다.  


뭐 아무튼 아이 덕분에 첫 손님맞이를 잘 마무리했다. 동생 부부는 너무나도 좋아했고 고양이의 매력을 조금은 안 것 같았다.


망고야~! 주변에 자연스럽게 전파해 보자.

사실 나 같은 쫄보가 고양이를 키우면 말 다한거지~!!!


너무 귀여우니 안 이뻐할 수가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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