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티해지는 날
유독… 그런 날이 있다.
아침에 눈 뜨기 싫고 손은 팅팅 부어있고 목도 아프고…
기분도 마구 처지는
계절에 맞지 않은 듯한 그런 날…
그래도 한결같으려고 항상 노력했다.
약속은 정해진 시강보다 먼저 가 있어야 하며
밥 먹을 때 수저, 밥, 국 등등 자리를 잘 잡아줘야 하고
분리수거는 남이 엉망으로 해 놓은 것까지 정리한다고 낑낑대고
눈이 오면 아파트 청소하시는 분과 눈 쓸고
무거운 건 내가 들어야 하고
남의 아이를 내 자식처럼 이뻐하고 챙겨줘야하며
나한테 투자하기보다는 나 외의 사람을 위해 헌신하는
뭐… 그렇게 살았다가
이제는 그런 거 신경 쓰지 말고 네 몸부터 챙기라는 남편과, 아이의 말에 적응은 안 되지만…
날 위해 시간을 사용하고
열심히 돈 번 것도 날 위해 투자하고
나부터 챙기려 했더니
예전의 내 모습만 기억하는 사람은
내가 이상하게 변했다고 한다.
나보고 어쩌라는 거야…
가끔은 나도 이 세상에 어울리지 않는 것 같기도 한데.
근데 사실 본인부터 챙겨야 하는 것이 맞는 것 아냐??
날이 꾸물거리니 괜스레 센티해진다.
유독…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