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면+계란 두 개

행복해진 밤 시간

by 멍군이

아이가 전 날 아프다고 매일 가야 하는 합기도를 쉬었다. 순간 고민을 많이 하긴 했다. 3월이 된 후로 매주 한 번씩 핑계를 대며 쉬는데 결국은 신나게 게임하다 더 늦게 잤으니... 하지만 웬만해서는 학원 빠지게 안 하지만 이번엔 쉬게 해줘야 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그러더니 밤 11시밖에 안 됐는데 잠이 들었다.


'오늘... 잘 쉬게 해 줬구나...'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 피곤해하긴 했지만 다행히 학교에 잘 갔고 오후에 돌아왔을 땐 내가 일하느냐고 바빠서 제대로 살펴보지 못했다. 수학학원을 다녀와서 잠시 쉬다 합기도장에 가야 하는데 사범님께서 오늘 아이 컨디션 어떤지 전화로 연락을 주시는 바람에 바빠서 놓치고 있었던 아이의 컨디션이 떠 올랐다.


잠시 기억을 되돌려보니 간식을 조금 먹은 후 별말 없이 수학학원도 잘 다녀왔고 저녁은 먹지 않겠다고 한 후 문을 닫은 방에서 컴퓨터 게임을 하고 있었다.


'오늘은 별 말 없으니 운동 가겠지?"


사범님께는 오늘은 갈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차량시간이 다가오니 아이가 나왔다.


"나, 합기도 그만둘까? 귀찮은데."


말이니... 방귀니... 남편이랑 붙어서 소파에 앉아 저녁을 먹고 있다가 둘 다 벙~


남편이 그래도 운동 하나 해야 하지 않겠냐고 슬쩍 물으니 대답 없이 옷 갈아입고 나가는 녀석...


아... 아주 상전이야... 우리는 왜 아이 눈치 보며 있는 거지... 궁시렁대며 있었는데 갑자기 문자가 계속 온다.


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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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며칠 전 먹고 싶다던 육개장을 오늘 끓이고 반찬도 만들어 저녁준비를 해놨는데... 비빔면이라니...


'그래! 일단 먹고 싶다는 거 잘 먹으면 기분 좋아지겠지? 어미가 비빔면 하나 못 끓여주겠냐~!! 거기에 계란 두 알 추가~~!!'


아이가 집에 딱 도착하자마자 먹게 해 주려고 계란 끓이고, 라면 물 팔팔 끓길래 비빔면을 넣으려고 찾았는데...


없다!! 오 마이갓!!


분명 지난주에 5개 한 봉지사서 일요일에 4개 끓여 먹고 1개가 남아있어야 하는데 왜 없냐ㅠㅠ


밤 9시가 넘은 시간... 어미는 후다닥 옷을 입고 냅다 뛴다. 마트 문 닫기 전에 ㅜㅜ


할인도 한다! 그럼 한 봉지 추가해서 2봉 다리 ~!


결제하고 몸을 급히 돌렸는데 5개 묶음 봉지가 찢어져 마트 바닥에 라면이 여기저기 떨어졌다. ㅠㅠ 후다닥 주워가지고 저 멀리 합기도차량이 보이는 것 같다. 아! 빨리 뛰어가야 해!! 미친 듯이 뛰어 집에 들어왔는데 아이가 없다. 뭐야... 나 헛것도 보이는 거야?ㅜㅜ


기껏 끓여줬더니 비벼달라고 한다.

'아... 그 정도는 좀 알아서 하지??'라고 마음속으로만 말하고 휘리릭 비벼줬더니 아이가 환호성을 지르며 좋아한다. 그리고 아이가 맛있다고 한다.


오래간만에 들어보는 칭찬 같다. 요즘 하도 아이에게 욕만 들어서 뭔가 낯설긴 한데 기분이 좋다.


아이도 기분이 좋아졌고 나도 기분이 날아갈 듯이 좋다.

그래 우리 모두 기분 좋으면 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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