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긴 밤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세세히 Sep 23. 2020

가을은 역시 산책

혼자 걷기 vs 둘이 걷기


걷는 것을 좋아한다.


시간의 제약 없이 멀리 돌아가는 방법을 선택한다. 목적지를 두지 않고 계속 걷다가 오늘은 여기까지. 매일 새로운 반환점을 만든다. 동행자 없이 1인의 속도로 걷는 것을 좋아한다. 누군가와 발걸음을 맞추는 것조차 피곤한 일상. 침묵을 깨기 위해 괜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아도 되고 오로지 나의 상태만 배려하면 된다.


오늘 나에게 필요한 게 

숲인지, 빛인지, 활력인지, 고요인지.

원하는 것을 찾아 원하는 속도로 걷는다.      


그런데 가끔은 둘이 걷고 싶을 때가 있다. 

오늘은 좋아하는 사람에게 제일 아끼는 길을 소개시켜줬다. 평상시 혼자 걸을 땐 늘 노래를 들으니까 그 길에 차 소음이 이렇게 큰 줄 몰랐다. 분명 혼자가 편한데, 둘이 있을 땐 더 많은 걸 알게 된다. 모르던 세상을 보게 된다. 놓치는 말이 없도록,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오늘은 더 귀 기울이고 더 크게 얘기하며 걸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결과물을 만들어냈다는 기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