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7. 가을 타는 엄마
“엄마! 가을타지?”
어느새 아이도 알아버린 엄마의 가을.
그렇다. 아이의 말처럼 엄마는 가을을 탄다.
“근데 엄마 봄도 타잖아.
어? 근데 엄마 더위도 타고, 추위도 타는데...”
뭐야. 다 타잖아.“
정말 그렇구나.
아이의 말처럼 엄마는 사계절을 모두 타고 있었다.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공기의 온도는
반가우면서도 불안을 가져온다.
실컷 타야 하는 가을이 얼마 견디지 못하고
겨울에게 자리를 내어 주지 않을까
하지 않아도 될 걱정을 하게 된다.
이제야 새벽에 일어날 맛이 난다.
동이 트기 전,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여는 순간
코와 입을 파고드는, 그리고 온 몸에 느껴지는
그 쌀쌀함에 상쾌함을 느끼며
이제야 새벽에 일어날 맛이 난다.
변해가는 나뭇잎의 빛깔을 보며,
우수수 떨어지는 나뭇잎을 보며,
어느새 옷깃을 여미고 있는 나를 바라보며
참으로 어렵게 찾아온 이 가을을 느껴본다.
푸르디 푸른 가을 하늘,
푸른 하늘 위에서 더욱 빛나는 뭉게 구름,
푸르른 하늘과는 달리
울긋불긋 물들어 가는 숲,
뭉게뭉게 커져만 가는 구름과 달리
우수수 잎을 떨어내는 나무들.
출렁이는 바다 물결 만큼이나 아름다운
하늘거리는 억새의 물결.
추운 겨울이 빨리 찾아오지 않길 바라며,
기다리고 기다린 가을이
오래오래 머물길 바라며,
엄마는 참 좋은 이 가을을
마구마구 타보려 한다.
엄마는 가을을 타며
더없이 깊어지는 마음을 바라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