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6.완벽하지 않을 용기

by 세실리아


#276.완벽하지 않을 용기


“엄마! 나 꼭 1등하고 싶어! 근데...”


학교에서 진행하는 발표회.

한 사람씩 자기가 할 것을 정해 꼭 참석해야 하는 발표회에

아이는 노래를 하겠다고 결정했다.

언제 외웠는지 벌써 다 외워놓은 노래를 부르며

이 노래를 하겠노라 선언한 아이는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연습하기 시작했다.

몇 주 동안 학교에서, 집에서 연습을 이어가던 아이는

처음엔 즐겁고 신나는 마음으로 준비에 임하는 듯 했다.

설렘과 즐거움으로 가득한 그 모습이

사랑스럽기 그지 없었다.

그렇게 준비를 해가던 아이는 발표회 날이 다가올수록

즐기던 그 모습을 점점 잃어가며,

하루는 “엄마, 그냥 하지 말까?” 라는 말을 건넸다.

연습하고 있지만 무언가 생각만큼 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부담과 긴장감을 키워가는 듯 했다.

그 열정과 설렘은

이내 불안과 긴장으로 바뀌어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발표회 날인 오늘,

아이는 자신의 포부를 밝히며 엄마에게 말을 건네지만

말 끝에 ‘근데...’를 붙이며 자신감을 잃어간다.


그런 아이를 보며, 아이의 그 말을 들으며,

엄마가 아이에게 건넨 말은 또다시 뻔한 말들이었다.


“결과보다 과정을 즐기자.

결과를 생각하는 순간 모든 게 재미없어지잖아.

무대를 즐기고 와.

그러면 선생님과 친구들과 추억을 쌓는 행복한 날이 될 거야.”


그렇게 아이를 학교에 등교시키고,

멈추고 앉아 아이의 말을, 나의 대답을 바라본다.


엄마는

엄마의 마음과 참 많이 닮아 있는 아이의 마음이

백 번, 천 번, 만 번 이해가 되었다.


그래서 엄마는

아이의 마음과 참 많이 닮아 있는

엄마의 마음에 먼저 멈추어본다.


1등하고 싶은 마음, 잘하고 싶은 마음,

완벽하고 싶은 마음.

이런 마음을 한가득 가지고 있었던 엄마에게

그리고 그런 엄마를 닮은 아이에게 필요한 건 무엇일까.

완벽하고 싶은 마음을 무엇으로 보살펴 주어야 할까.


아이를 내려주고 학교로 들어가는 아이의 뒷모습을 보며,

집으로 운전하며 돌아오는 차 안에서

고민을 이어가 보지만, 고민의 시간이 부족하기에

일거리가 산더미인 집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


바로 집으로 들어가지 않을 용기를 내어,

엄마는 엄마 자신에게 차 한 잔을 청해본다.

차 한 잔을 청하며, 끝내지 못한 고민을 이어가본다.


따뜻한 차 한 잔으로

고민의 답을 찾아내야만 한다는 긴장감이 녹아내린다.

따뜻한 차 향 으로

고민의 답을 알아내고야 말겠다는 안간힘이 녹아내린다.

그렇게 잔뜩 들어갔던 힘을 뺀 마음으로,

그렇게 녹아내린 마음으로,

고민의 답이 완벽하지 않아도 됨을 알아간다.


아! 그 순간, 그 안에서 고민의 답을 발견한다.

‘완벽하지 않을 용기’.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이 마음 안에 차오를 때면,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다른 것을 보지 못할 때면,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위축될 때면,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조차 하지 못할 때면,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도전조차 하지 못할 때면,


그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을 보살펴 줄

무언가가 필요했던 엄마는,

그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을 대체할

무언가가 필요했던 엄마는

드디어 그 무언가를 알아간다.


엄마에게는 ‘완벽하지 않을 용기’ 가 필요함을 알아간다.

엄마는

엄마 자신이 완벽하지 않음을, 완벽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엄마는

엄마 자신이 완벽하지 않음이 당연함을 인정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함을 알아간다.


그리고 엄마는

엄마에게 이미 그런 용기의 힘이 키워지고 있음을 알아간다.

바로 집에 들어가

완벽하게 집안일을 끝내겠다는 마음을 접고,

바로 집에 들어가지 않을 용기를 낸 오늘.

엄마는 바로 집에 들어가지 않은 자신을 칭찬하며,

엄마는 ‘완벽하지 않을 용기’를 낸 자신을 칭찬하며,

이제 집에 들어가 산더미인 집안일을 해치울 것을

즐거운 마음으로 다짐해본다.


그리고 하교 후,

엄마가 찾은 고민의 해답을

엄마와 같은 고민을 가진 아이와 함께 나눌 것을

감사한 마음으로 다짐해본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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