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2. 거리두기

by 세실리아

#282. 거리두기


매일 나 자신을 바라보다보면,

무언가 뿌옇고 흐려지는 때가 종종 있다.

그럴 때면 나와의 ‘거리두기’가 필요함을 알아간다.

무언가를 바라볼 때,

한 발 물러서서 본다면 더 잘 볼 수 있음을,

무언가를 바라볼 때,

멀리 바라본다면 더 넓게 볼 수 있음을,

그렇게 한 발 떨어져,

조금 멀리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함을 알아간다.

‘나’ 가 아닌 ‘그녀’로

나를 바라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제3자의 눈으로, 제3자의 입장에서

‘나’를 바라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처음엔 막막하기만 했다.

‘나’는 이미 ‘나’ 인데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나’는 ‘나’로 존재하는데 그게 무슨 말인지.

처음이기에, 연습이 필요했다.

처음이기에, 집중이 필요했고,

처음이기에 잘 되지 않았다.

잘 되지 않기에 끊임없이 연습해야 했다.

잘 되지 않지만 멈추지 않고 연습해야 했다.


그 연습이

이어지고, 이어지고, 아주 오랜 시간 이어지면

이제 ‘나’를 떨어져 바라보는 연습이

그리 어렵지만은 않을 줄 알았다.

그러나 웬걸,

이 시간은 여전히 매우 불편함을 알아간다.

이제 익숙해 질만도 하건만,

이 시간은 여전히 매우 어려움을 깨달아간다.


여전히 어렵지만

‘나와의 거리두기’는 계속 이어져야 함을 명심해본다.

여전히 어렵지만 ‘나와의 거리두기’를 통해

나의 경계를 확인하고,

나 자신의 경계를 지켜나갈 수 있음을 알아간다.

그렇게 나의 경계를 알아가는 것이

나를 지켜가는 것임을 알아간다.


나를 지켜나가기 위해

나 자신과의 거리두기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있음을 알아간다.


‘타인과의 거리두기’

이는 소중한 사람과의 관계일수록

더욱 필요한 것임을 알아간다.

‘거리두기’를 통해

우리는 서로의 경계를 알게 되고,

‘거리두기’를 통해

우리는 서로의 경계를 지켜줄 수 있음을 알아간다.


그래서 오늘도 한 발 물러서

나를, 아이를 바라본다.

나의 경계를 지켜내기 위해,

아이의 경계를 지켜주기 위해,

나를 바라볼 때도, 아이를 바라볼 때도

‘거리두기’를 명심하자 다짐해본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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