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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실리아 Nov 14. 2024

# 318. 용서를 위해 먼저 필요한 마음

# 318. 용서를 위해 먼저 필요한 마음          

삶이 힘들 때면 큰 이정표로 삼게 되는 송봉모 신부님의 책들 중 한 권, '상처와 용서'


20대 후반, 닳고 닳도록 읽었던 그 책을 다시 꺼내 들었다.

7년 동안 출, 퇴근 길을 오가며

손에서 놓지 않고 그렇게 읽어왔건만,

7년 동안 출, 퇴근 길을 오가며

반복하고 반복하며 읽은 그 내용을  외울 법도 하건만,

20년이 지난 오늘,

용서하는 마음을 구하며 다시금 꺼내 들었다.    

 


진짜 상처와 사소한 상처는 구분되어야 한다.

진짜 상처라면 우리는

미움의 악순환이라는 운동장에서 벗어나야 한다.

하지만 사소한 상처라면

그러한 상처를 자초한

우리의 미성숙한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가 진짜 상처를 받았다면

용서해야 될 대상은 우리에게 상처를 입힌 상대방이다.

하지만 그것이 사소한 상처라면

용서해야 될 대상은 상대방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다.      


사소한 상처에서 해방되고

사소한 상처를 다시 자초하지 않기 위해서

필요한 해결책들을 제시해 본다.


첫째, 사소한 상처에서 헤어나려면 기대하지 말라...

둘째, 사소한 상처에서 헤어나려면 추측하지 말라...

셋째, 사소한 상처에서 자유롭고 싶다면

앞으로 인정과 애정이 없이는 못산다는 얘기를 하지 말라...

넷째, 사소한 상처 때문에 더 이상 고통스럽지 않으려면

지금 당장 당신 안에 있는 상처의 텃밭을 제거하라.

‘나는 완벽해야 한다.’, ‘나는 절대로 실패해서는 안 된다.’,

‘내 사전에 2등은 있을 수 없다’ 등의 태도는

모두 상처를 낳는 텃밭이다...

다섯째, 사소한 상처를 받지 않으려면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면서 살아가야 한다...

여섯째, 사소한 상처를 받지 않으려면

자기 목소리를 들으면서 살아가야 한다...

일곱째, 사소한 상처에서 헤어나려면

그림자 투사를 하지 말아야 한다.

그림자란 우리가 의식하기를 거부하면서

무의식 상태에 내버려둔 우리의 어두운 면이다.

다른 말로 하면,

그림자란 우리 의식이 빛을 향하고 있을 때

그 뒤에 드리워지는 무의식의 어둠이다.

내가 나로서 행동하지 못하고

우리 안의 그림자가 주체가 되어서 행동한다면

예민한 반응을 하게 된다.

전체적 자아가 나를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그림자가 나를 통제하는 것이다.

내 안의 그림자를 긍정적으로 전환시키려면

그 그림자에 의식의 빛을 비추어야 한다.

그림자를 직면하고 의식할 때

그림자는 더 이상 그림자가 아닌 것이다.

            출처: 송봉모, ‘상처와 용서’ 中     



용서를 위해 먼저 필요한 마음이 있음을 알아간다.

기대하지 않는 마음, 다름을 인정하는 마음,

나를 사랑하는 마음, 나를 위하는 마음.     


용서는 누구보다

나 자신을 위해 필요함을 다시금 명심해본다.

누구보다 소중한 나 자신에게 필요하기에,

누구를 위해서가 아닌

나 자신을 위해 용서해야 함을 명심해본다.     


긴 시간 이어지는 이 마음의 불편함과 괴로움이

용서하지 못한 마음 때문임을 알아간다.

오랜 시간 이어지는 이 마음의 생채기는

용서를 위해 먼저 필요한 마음을 필요로 함을 알아간다.      


긴 시간 이어지는 이 마음의 불편함과 괴로움은

그들로 인한 진짜 상처가 아니라,

나 자신을 용서해야 하는 사소한 상처임을 알아간다.

오랜 시간 이어지는 이 마음의 생채기는

나 자신을 용서할 때 비로소 회복될 수 있음을 알아간다.     


그 일로 화를 냈던, 그 일로 실망했던, 그 일로 기운 빠졌던,

그 일로 상처받았던, 그 일로 보고 싶지 않았던,

그 일을 이해할 수 없었던

내 그 모든 마음을 그럴 수 있다고 용서해본다.

내 그 모든 감정도 소중하다고 위로해본다.

내 그 모든 마음과 감정이 잘못된 것이 아님을,

내 그 모든 마음과 감정도 바라봐 주어야 함을,

그렇게 내 모든 마음과 감정을

보살펴 주어야 함을, 용서해 주어야 함을 명심해본다..     



내 상처를 아물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 자신과 그 분 뿐이다.      


내 상처, 내 아픔은 누구의 잘못도, 누구의 죄도 아니다.

그러나 누구의 도움을 받아서 일어설 필요도,

또 누가 나에게 용서를 청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오로지 내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서야 한다.

                  출처: 송봉모, ‘상처와 용서’ 中          



오늘도 상처받은 내 마음과 감정을 바라보며,

오늘도 오롯이 스스로의 힘으로 나 자신을 용서할 수 있는

용기와 지혜를 주십사 기도해본다.

오늘도 상처받은 내 마음과 감정을 바라보며,

용서를 위해 필요한 마음들을 갖춰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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