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4. 무언가에 마음이 틀어지면
엄마는 살다보면,
종종 마음이 틀어지곤 한다.
이유를 알 수 없이 틀어진 마음을 방치하면
그 틀어진 감정은 마음을 점령해
금새 태도가 되어버린다.
오늘도 알 수 없는 그 감정이
마음을 틀어버렸음을 알아간다.
괜히 신경질이 나고, 괜히 짜증이 나고,
무언가 탐탁지 않고, 무언가 꼬여있다.
다행히 아직 태도가 되지 않은 그 감정들을
태도가 되어 버리기 전, 바라보고 보살펴본다.
바라보고 또 바라보지만,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다 가장 먼저 알아차려 간다.
마음이 틀어지게 한 그 감정들은
‘괜히’ 생긴 것이 아니라는 것.
분명 이유가 있고,
그 이유는 나에게 있음을 연이어 알아간다.
무슨 이유일까.
아이가 병원에 있는 동안,
밀려버린 집안일들이 자꾸만 눈에 걸린다.
정리하지 못한 곳곳이
자꾸만 마음에 거슬린다.
눈에 걸리고, 마음에 거슬리는 일들을
끊임없이 하지만,
만족할 만큼 무언가 정리되지 않음에
기운이 빠진다.
눈에 걸리고 마음에 거슬리는 것들을
먼저 해치우지 않고,
그것들보다
마음을 먼저 바라보고, 보살피고 있는 게
맞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
그것들보다
마음을 먼저 바라보고, 보살피고 싶은
그 마음을 먼저 따르고 있음이
맞는 것인지 의구심은 더욱 커진다.
무언가 정리하고자 했던 한 해였으나,
무언가 정리하지 못한 채
어느새 한 해의 마지막 달을 살아가고 있음에
자괴감마저 든다.
결국 이 모든 감정들이 모여,
불안을 데리고 왔음을 알아간다.
대단한 걸 계획하지 않았음에,
대단한 걸 기대하지 않았음에,
그냥 정리와 비움이 목표였던 한 해였음에,
그것마저 제대로 해내지 못한 스스로를
탓하고 있음을 알아간다.
역시나
마음을 틀어지게 한 그 감정들은
‘괜히’ 생긴 것이 아니었다.
마음을 틀어지게 한 그 감정들은
충분히 생길만 한 것들이었다.
그랬구나.
그래서 그렇게 마음이 틀어지고 꼬여 있었구나.
그렇게 마음을 바라보며,
그렇게 마음을 알아차려간다.
그렇게 마음을 바라보며,
그렇게 마음은 안정을 찾아간다.
비로소 심장박동이 잦아든다.
꼬일 대로 꼬여 무언가 불편했던 마음이
비로소 서서히 풀려간다.
마음을 먼저 바라보고, 보살피고 있는 게 맞는 것인지,
해야 할 일을 제쳐두고,
그 마음을 먼저 따르고 있음이 맞는 것인지
재차 들었던 그 의구심들도
비로소 그것이 맞다는 확신으로 변해간다.
정리와 비움의 목표는 끝이 있을 수 없기에,
그것을 완벽히 해내지 않아도 될 용기를
다시 내어보며,
비로소 나를 향하는 자괴감과 자책감을 거두어본다.
틀어진 마음을
바라보고, 알아차리며 깨달아간다.
틀어진 마음은 반드시
바라보고, 알아차리며, 보살펴주어야 함을.
틀어진 마음부터 반드시 돌봐 주어야 함을.
그렇게 오늘도
틀어진 마음을 풀어내며, 틀어진 마음이 풀어지며
이제야 깊은 심호흡을 이어가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