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14. [오늘의 감정:서럽다]

다른 사람과 내 마음을 나누라고 찾아오는 감정

by 세실리아

#14. [오늘의 감정 : 서럽다] 다른 사람과 내 마음을 나누라고 찾아오는 감정



서럽다:

서러움은 마음을 아무도 몰라줘서 속상한거야.


출처: 이라일라, ‘감정에 이름을 붙여봐’ 감정카드 中


서럽다 :

원통하고(원통하다: 분하고 억울하다.) 슬프다.


출처: 표준국어대사전


아이를 낳고 처음 엄마가 된 몇 년간,

아이를 낳고 처음 육아를 하며 몇 년간

내 안엔 큰 서러움이 있었다.

단순한 억울함인 줄만 알았건만,

오늘 이 감정에 머물며 '서러움’이었음을 깨달아간다.



이 감정의 이름은 서러움이야.

네 마음을 아무도 몰라줘서 속상한거지.

‘아무도 나를 봐주지 않아.’

라고 생각하면 서러운 감정이 찾아와.

훌쩍훌쩍 눈물이 흐르기도 해.

혼자가 된 듯한 기분도 들어.

그럴 때 누군가가 옆에 있어주고

이야기를 들어주면 기분이 나아질 거야.

이렇게 네 마음을

다른 사람과 나누라고 너를 찾아오는 감정이지.


출처: 이라일라, ‘감정에 이름을 붙여봐’ 中



아, 그렇구나.

혼자서 끙끙 앓고 있는 내게

서러움은 신호를 보내고 있는 거였구나.

혼자서 끙끙 앓느라

멈추어 쉬어갈 줄 몰랐던 그 때는,

혼자서 끙끙 앓느라

바쁘기만 했던 그 때는,

혼자서 끙끙 앓느라

너무 힘들기만 했던 그 때는

서러움인 줄도 몰랐기에,

서러움이

신호를 보내고 있을 거란 생각은

더더욱 하지 못했었다.


아, 그랬구나.

그렇게 서러움이 보내는 신호를

알아채지 못했기에,

서러움은 나에게

더 강한 신호를 보내야만 했던 거구나.

그렇게 더 강한 신호를 보내려 했기에

내 안에서 서러움의 감정이

그렇게 자꾸만 커져만 갔던 거구나.

서러움이 그렇게 북받쳤던 거구나.


‘혼자서 힘들어 하지 말고,

네 마음을 다른 사람과 나누어 봐.’

‘그렇게 혼자 끙끙 앓고 있으면

아무도 너를 봐줄 수 없잖아.’

‘그렇게 혼자 끙끙 앓고 있으면

아무도 너를 볼 수 없잖아.’

‘안 괜찮아도 괜찮아.

안 괜찮다고 말해도 괜찮아.’


분하고 억울하고 슬픈 감정을 돌보지 못한 채,

서러움을 보살피지 못한 채

그렇게 서러워하며 보냈던 시간.

그런 서러움을

멈추어 바라보기 시작하면서부터

서러움이 함께 품고 있는

보석 같은 신호가 눈에 들어온다.

그런 서러움을 보살펴주니,

서러움이 깊이 품고 있던

보석 같은 신호를 드러낸다.


그리고 이제는 서러움으로 마음이 채워갈 때면

멈추어 나에게 말해줄 수 있다.

‘아... 내가 지금 힘들고 버겁구나.

아... 내가 지금 괜찮지 않구나.

아... 이 힘들고 버거운 내 마음을

다른 사람과 나누라고

서러움이 또다시 이렇게 찾아왔구나.’

이제 서러움이 찾아올 때면, 엄마는

아이에게 말해주듯,

엄마 자신에게도 종종 말해주려 한다.

혼자서

다 감내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진 엄마처럼,

혼자서

다 끌어안고 살아가는 엄마처럼

혹시나 아이도 그렇게 자랄까봐

엄마는

아이가 말 못하는 신생아 때부터 지금까지

종종 이야기하곤 한다.

‘울고 싶으면 언제든 엄마 품에 안겨 펑펑 울어.’

‘울고 싶으면 울고 싶은 만큼 펑펑 울어.’


그렇게 아이에게 건네는 말을 엄마 자신에게도 건네 본다.

그리고 이제 어느 덧 많이 자란 아이에게,

어느 덧 아이를 그렇게 키워낸 엄마 자신에게

건네는 말들을 더해본다.


‘부정적 감정은 참으면 병이 된단다.

그러니 참지 말고 표현해야 해.

그런데 부정적 감정은

안전하고 지혜로운 방법으로 표현해야

너 자신도 상대도 다치지 않을 수 있어.

엄마랑 같이

감정을 지혜롭게 표현하는 연습을 하며

마음을 표현하는 나만의 방법을 찾아가보자.'


아이에게 말을 더하며

엄마 자신에게도 더하는 말임을 기억해 본다.


서러움을 바라보며

서러움이 보내는 반짝이는 신호를

잊지 말고 기억하고자 한다.


‘서러움은

내 마음을 다른 사람과 나누라고 찾아오는 감정.’

keyword
월요일 연재
이전 13화#13. [오늘의 감정: 죄스럽다] 죄의식을 거두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