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오늘의 감정: 지겨움] 지루함이 지겨움이 되지 않도록
지겹다:
넌더리가 날 정도로 지루하고 싫다.
출처: 표준국어대사전
지루하다: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같은 상태가 오래 계속되어 따분하고 싫증이 나다.
출처: 표준국어대사전
지루함은 시간이 길게 느껴져서 답답한 마음이야.
출처: ‘감정에 이름을 붙여봐’ 中
‘지겹다.’
집안일을 하며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입 밖으로 내뱉게 되는 말.
그 뜻을 사전에서 찾아보며
생각보다 강한 뜻에 놀랐다.
그리고
끝없는 집안일에 대한
나의 솔직한 심정을 들켜버린 것 같아 뜨끔했다.
집안일에 대한 지루한 감정을 외면한 채,
지루함을 참고 참으며 쌓아가다 보면
어느새 지겨움의 감정으로 커져버리기에
집안일에 대한 지루함이 느껴질 때면,
집안일에 대한 지루함을 덜어갈 장치를 마련한다.
설거지를 하며 오디오북을 듣기도,
빨래를 개며
다시 계속 공부하고픈 중국어 강연을 듣기도,
걸레질을 하며 듣고 싶던 강연을 듣기도,
식사 준비를 하며 듣고 싶던 음악을 듣기도...
그렇게 지루함 속에
나의 욕망들을 요리조리 섞어가며
지루함이 지겨움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본다.
오늘도 엄마는 엄마의 욕구가 담긴 장치를 장착한 채
오늘도 오늘의 집안일을 그렇게 해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