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그림책 <어쩌다 보니 가구를 팝니다>
도서명:어쩌다 보니 가구를 팝니다
저자: 이수연
출판사: 길벗어린이
모두가 다 꿈을 가지고
그 꿈대로 살아가는 건 아니야.
누군가는 이렇게 나처럼 살아가.
주어진 삶을 충만하게 지켜나가는 것도
꿈을 꾸는 것만큼.
아름답다는 걸 이제는 알 것 같아.
......
나는 내가 누구인지 더 알고 싶다.
......
지금까지 내 인생이
내가 원하는 대로 풀리지는 않았다.
나는 앞으로 수많은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두렵지 않다.
어떤 선택을 하든지,
나는 그 안에서 새로운 의미를 또 찾아낼 테니까.
그러니까 다 괜찮다.
출처: 길벗어린이, '어쩌다 보니 가구를 팝니다' 중
오랜 시간 꾸준히 공부해오던 남편이
드디어 준비하던 시험에 합격했다.
누가 시켜서도 아니라
그냥 좋아서 보고 싶었던 시험이었기에
그는 온몸이 천근만근인 퇴근 후에도,
피곤으로 천근만근인 몸으로 쉬는 날에도
그렇게 틈틈히 공부를 했다.
한번의 낙방이 있었고,
그 이후 다시 도전한 시험날,
시험을 마치고 온 남편은
기대를 져버린 듯 기운빠진 모습으로
그 전 시험보다 어려웠다며 아쉬워했었다.
기대가 없었기에
남편이 느낀 합격기쁨은 더 컸고,
열심히 준비했던 스스로에 대한 뿌듯함도
더욱 컸을 것이기에
우리는 그 기쁨을 축하의 자리로 함께했다.
때마침 들렀던 작은 책방에서
남편의 마음에 스며들 그림책을 만났다.
당신을 위해 고른 그림책이라는 말에
남편은 받자마자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이 책 참 좋다."
그림책이 주는 위로와 축하가 전해진듯
남편의 그 말이 짧지만 강렬했다.
남편에게 마음의 울림을 준 고마운 그림책.
그 울림은 내 마음에도 깊이 깊이 파고든다.
책장을 넘기며,
마음을 파고 드는 글귀,
마음을 울리는 그림이
눈과 마음에 담긴다.
책장을 넘기며,
그림책 속 그림과 글귀를 따라가며,
20대부터 지금까지의 나의 삶이
함께 펼쳐지고
그 때의 나를, 나의 마음을 다시 만난다.
20대, 취업 난 속, 정말 열심히 준비했던 취업.
누구보다 성실히 했던 회사생활.
열심히 성실히 살아가는 회사 생활 속
무엇을 위해 이렇게까지 하는 것인지
마구 몰려드는 깊은 회의감은
마음을 설레게 하는 일을 찾게 하였고,
공부하고 싶었던 마음을 꺼내어
퇴근 후 듣는 대학원 수업은
회사생활로 지친 나에게
활력과 충전을 채워주었다.
30대, 결국 가슴을 뛰게 하는 일로
이직에 성공했고,
그렇게 도전한 새로운 일은
이렇게 행복하게 일할 수도 있음을 알게 된
황금같은 시간으로 채워졌다.
그렇게 혼자만의 시간, 혼자만의 삶으로
채워가던 나에게
결혼과 출산으로
가족과 아이라는 새로운 공동체,
새로운 사회가 펼쳐졌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육아를 만나
20대, 30대에 만난 어려움과 힘겨움과는
차원이 다른 어려움과 두려움, 힘겨움과 막막함을
만난다.
동시에 세상에서 가장 신비로운 아이를 만나
20대, 30대에 만난 기쁨과 행복과는
차원이 다른 기쁨과 행복, 보람과 사랑안에서
희망을 채워간다.
마음 속 뜨거운 무언가를 위해 시험을 준비한
남편의 합격 축하를 위해 고른 그림책.
20대부터 지금까지의 삶과 마음을
다시금 천천히 바라보며,
나 자신에게 위로와 격려를 채워가는 그림책.
어려운 내용이라는 생각에
아이는 관심 없을 것 같았지만,
나도 남편도 발견하지 못한
그림 속 이야기들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우리에게 그것들을 미주알 고주알 들려주는
아이의 이야기를 들으며
울림이 더욱 커져가는 그림책.
<어쩌다 보니 가구를 팝니다>
책장을 덮으며 한참을 머문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입밖으로 나오는 한 마디.
"참 좋다."